IT경기 위축으로 일감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국내 PCB업계는 PDP TV가 불황을 탈출할 수 있는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고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PDP TV용 PCB 시장규모=보통 아날로그 TV에는 양면 혹은 단면 PCB가 한장 정도 채택되는 반면 PDP TV에는 5∼9장의 다층인쇄회로기판(MLB)과 여러 장의 양·단면 PCB가 동시에 들어간다.
월 4만대 정도의 TV가 보급될 경우 아날로그 TV는 월 1000㎡ 정도의 양·단면 PCB를 사용하는 데 반해 PDP TV(업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음)는 월 5000㎡의 MLB와 2000㎡의 양·단면 PCB를 사용한다. PDP TV에 소요되는 PCB량이 아날로그 TV에 비해 10배 정도 많다. 아날로그 TV에는 탑재되지 않은 MLB가 PDP TV에는 대규모로 들어간다. 여기에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등 저장장치가 장착될 경우 PCB량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2005년경 PDP TV에 사용될 PCB량은 월 MLB 15만㎡, 양·단면 10만㎡에 달할 것이라는 게 PCB업계의 추산이다.
◇업계 움직임=PDP TV용 PCB 시장규모가 워낙 커 모든 PCB업체가 탐내고 있다. 그러나 PDP TV용 PCB를 생산하려면 무엇보다 일정 규모 이상의 설비와 품질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실제 납품할 수 있는 PCB업체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국내 최대 가전용 PCB 생산업체인 대덕GDS는 이미 대규모 MLB 양산라인을 구축, PDP TV 대응체제를 마련해 놓고 있다. 또 삼성전기·LG전자도 마음만 먹으면 PDP TV용 PCB 시장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나 단가 측면에서 다소 무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엑큐리스는 이미 국내 대형 PDP TV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코스모텍과 휴닉스도 기존 아날로그 TV를 공급해온 실적을 들어 PDP TV업체에 추파를 던지고 있다. 이밖에 페타시스·오리엔텍·하이테크전자 등도 PDP TV 시장을 겨냥한 생산설비 운용계획을 수립하는 등 디지털 T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중견 PCB업체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