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백업센터의 요건

 ◆김영모(지앤지네트웍스IDC 센터장,youngmo@gngidc.com)

 

백업센터(Backup Center)는 그 목적이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보험성 투자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 투자에 대한 효과를 실제로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역설적으로 말해 백업센터에 대한 투자는 그 결과가 더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지 않은(장애가 발생하지 않는) 상황으로 나타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국내에서는 그동안 필요성에 대한 의견만 분분했을 뿐 실제로 구현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미국 테러에서도 증명되었듯이 기업이나 기관의 주요 데이터가 전산 처리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주전산센터의 시스템장애 및 정전·천재지변 등 비상사태 발생으로 인한 데이터 손상은 해당 기업이나 기관의 존립기반 자체를 위협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따라서 백업센터 구축 및 활용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침이 없다.

 일반적으로 데이터 백업센터나 서비스 장치(서버 및 네트워크)의 이중화(Redundant) 구성은 해당 장비나 네트워크상의 장애를 대비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중화 구성은 장비들이 운영되는 환경 자체에 재해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데이터 보호가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즉 단일 전산 환경에서의 이중화는 해당 전산 환경의 침해로 인한 전원 장애나 시설 파손 등에는 기능 자체가 무력화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보다 완벽한 데이터 보호를 위해서는 전산 환경 자체에 발생하는 재해에도 대비할 수 있는 독립적인 환경을 가지는 원격지 백업센터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업센터는 활용 목적에 의해 백업이라고 불리는 것일 뿐 시설이나 구성요소는 주전산센터와 동일하다. 데이터센터는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가에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필요한 요소들과 사용 목적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 요소들이 있을 수 있다.

 공통적으로 필요한 요소라 함은 전산기기들의 100% 무정지 운영이 가능한 환경을 의미하는 것으로 전원 설비·항온항습 시설·소화 설비 등을 중요 요소로 꼽을 수 있다. 전원 설비는 변전소로부터의 인입에서부터 최종 장비까지의 모든 요소가 이중화돼 있어야 한다. 어떤 한 요소에서의 이중화 미비는 바로 해당 요소가 장애에 대한 크리티컬 포인트(critical point)가 되기 때문이다.

 항온항습 시설은 원활한 시스템 운영을 위한 필수 설비다. 전원과 마찬가지로 정전시에도 동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해야 할 뿐만 아니라 반드시 2계통 이상의 회로 구성으로 장애나 메인터넌스가 서비스에 지장을 야기하지 않는 상태로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보안시설은 데이터 센터의 이용 목적과 출입자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구성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자가 설비용 전산센터의 경우 출입자의 분류나 보안 등급의 구분이 비교적 쉽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범용 서비스용 데이터 센터의 경우 출입자의 보안 등급이 상당히 다양할 뿐만 아니라 각 등급에 따라 적용되는 보안 수준도 복합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보다 완벽한 보안을 위해서는 건축 설계 단계부터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구축되는 것이 중요하다. 각 구역(Zone)이나, 해당 구역으로의 이동 경로 배치를 보안 등급별 수준에 맞게 배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설계 단계에서부터의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

 또 전산시설은 많은 전원 배선뿐만 아니라 다양한 통신회선의 배치가 필수적이다. 점차 고속화되는 통신의 특성은 아주 미세한 노이즈에 의해서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전원배선 및 통신배선은 충분한 이격거리를 유지하면서 배치되어야 한다. 실제 데이터센터에 배치되는 각종 배선의 종류는 AC 220V 단상(AC380V 삼상과 겸용 가능), AC 110V 단상(AC 220V 삼상과 겸용 가능), DC 전원, 통신용 구리선 케이블, 광케이블, 접지선 등 매우 다양하다. 이들 각 배선들이 충분한 이격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구성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천정고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