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개별종목선물옵션, 개장 첫날 거래 미미

 4일 첫 개장한 홍콩거래소의 국제주식선물옵션(ISFO)시장이 개점휴업 상태로 출발했다.

 이날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한국전력, 국민은행 등 5개 주식의 선물옵션은 오후 3시 30분 현재 삼성전자만 1계약의 거래가 이뤄졌다. 미국, 일본, 대만 종목들도 거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거래 부진을 시장개설 초기인데다 아직 홍콩거래소와 국내 선물회사들의 준비가 미흡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홍콩거래소는 증거금을 재조정하겠다고 밝히는 등 아직 거래를 위한 제도를 완비하지 않은 상태다. 국내에서도 12개 선물회사 중 이날 거래를 시작한 곳은 LG선물 한개사뿐이다.

 이렇듯 상장 첫날의 효과는 미미했지만 내년 1월 개별주식 선물옵션 거래의 국내 실시에 앞서 거래소 시가총액의 42%가 넘는 이들 종목의 향후 거래 추이는 국내 증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거래는 어떻게 이뤄지나=홍콩거래소의 ISFO는 한국기업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국 그리고 대만증시에서 유동성, 자본금, 인지도 등을 고려해 국가별로 5개 종목씩 20개 종목이 선정돼 이들 종목에 대한 개별주식 선물옵션이 거래된다.

 거래시간은 최종 결제일이 아닌 경우에는 홍콩시간을 기준으로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거래된다. 국내 시간으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에 해당한다. 최종결제일에는 국내 주식거래시간과 동일하게 마감된다.

 현재 국내에서 거래되는 KOSPI200지수선물과 KOSPI200지수선물의 경우에는 거래단위를 50만원과 10만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대상자산이 실물로 거래할 수 있는 구체적인 종목이 아니라 지수이기 때문이며, 홍콩 ISFO의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개별주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수량 단위로 거래된다.

 한국주식에 대한 선물옵션 상품은 계약당 10주씩 거래된다. 반면 미국 종목은 100주, 대만의 종목은 1000주, 일본은 종목별로 상이하게 규정하고 있다.

 최종거래일은 매월 결제월물의 마지막날 직전 거래일(홍콩 거래일 기준)이다. 따라서 10월물의 경우에는 10월 31일 직전 일인 10월 30일이 최종거래일이 된다. 결제는 최종거래일 다음날인 10월 31일에 이뤄진다.

 주문은 원화단위로 하지만 정산시에는 미국 달러로 결제되므로 차액만큼만 현금으로 지급하면 된다.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ISFO의 거래량과 시장 규모가 충분히 확보되기 전까지는 국내 증시와 해당 종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국내시장에 상장된 원주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전균 동양증권 연구원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주식선물과 주식선물옵션이 해외 거래소에 상장된 것에 따른 국내시장 파급력을 현 상태에서 구체적으로 가늠하기는 힘들다”며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힘든 외국거래소에 이같은 파생상품이 도입됨에 따라 투기적인 외국인투자자들의 활동영역을 넓혀줬다는 점에서 해당 종목은 물론 국내 현선물 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는 변수가 추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관들의 보유물량이 많은 이들 종목의 개별주식 선물옵션이 생김에 따라 이들의 헤지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는 참여도가 저조하지만 국내 시장에 개별주식 선물옵션이 아직 없는 만큼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적당하다는 것이다.

 국내 투기적인 투자자들에 대한 우려도 있다. 초기 미국 글로벡스 나스닥 선물의 소개와 함께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홍콩 ISFO의 가격동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결국 ISFO가 얼마나 빨리 정착하느냐 그리고 투자자들의 투자 목적이 어느 방향으로 결정될 것인지가 향후 파급력을 가늠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이다.

 최완석 삼성선물 금융공학 팀장은 “ISFO의 개설 준비기간이 짧아 아직 제도가 완비되지 못한 데다 국내 선물회사들과의 협력관계도 본격적으로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또 투자자들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시장에 접근하게 될지 판단하기 힘든 상태여서 이들에 대한 충분한 검토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