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초파리 라이브러리를 세계 처음으로 구축한 제넥셀의 김재섭 사장(앞줄 왼쪽 네번째)과 연구진이 세계 일류의 바이오 벤처 도약을 약속하며 힘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아직까지도 밝혀내지 못한 인간 질병의 유전자를 발굴함으로써 세계 인류 건강에 일익을 담당하고 한국 바이오 벤처 업계의 자존심을 살리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질병 유전자 발굴·판매 전문업체인 제넥셀(대표 김재섭 KIAST 교수)은 지난해 3월 회사 설립 당시 목표를 현실로 점차 일궈내고 있는 국내 차세대 바이오 벤처 기업이다.
지난해 젊은 과학자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재섭 사장이 주축이 된 제넥셀은 국내 생명공학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KAIST 생물과학과 정종경 교수, 유욱준 교수 등이 회사 이사진으로 참여해 인간 질병 유전자 발굴에 힘을 모으고 있다.
이 회사는 인간 유전자의 77%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초파리를 동물모델로 이용해 인간 질병의 원인을 분석하고 치료법을 찾아내고 있다.
제넥셀은 지난 7월 질병 유전자 고속 발굴용 초파리 검색 시스템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가 게놈기능 연구분야에서 선진국을 앞설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는 데 주요 역할을 했다.
초파리 검색 시스템은 불치의 병으로 불리는 암과 치매·파킨슨씨병 등 인간의 각종 질병 관련 유전자를 고속으로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초파리를 통해 발굴되는 질병 유전자는 1시간 이내의 단순한 컴퓨터 분석 작업을 통해 인간 질병 유전자로 교체된다. 이때문에 형질전환 초파리 생산은 필수적이다.
제넥셀에서 이번에 구축한 형질전환 초파리 라이브러리는 총 6만2000여 종류로 초파리의 모든 유전자 기능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그동안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수년전부터 정부 주도로 유전자 기능 조절용 초파리 라이브러리를 구축해 왔지만 이는 초파리 게놈 전체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김재섭 사장은 “우리나라는 우수한 연구인력과 저렴한 인건비로 초파리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데 선진국보다 훨씬 우수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최근에 개발한 초파리 라이브러리도 이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제넥셀의 최종목표는 단순한 유전자 발굴에 그치지 않는다.
자체 연구를 통해 발굴된 질병 유전자는 국내외 특허출원과 동시에 외국 대형 제약회사에 새로운 질병 치료제 개발 타깃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이미 외국에서는 어벤티스 등 대형 제약기업과 밀레니엄 등 유전자 발굴 벤처기업간 뇌질환 및 치매, 비만 등 연구개발비만 수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의 질병 유전자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제넥셀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대장암과 치매 관련 유전자의 발굴을 독자적으로 추진중인 이 회사는 내년 상반기말께면 초파리 2, 3차 검증을 마치고 대략의 성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내 유명회사의 CEO 영입을 마무리중에 있는 제넥셀은 올해안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자회사를 설립, 해외시장 진출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생명공학 전문 법률회사인 메들렌&캐롤, LLP 등과의 전략적 제휴도 적극 추진중인 이 회사는 생명공학업계 저명인사와 초일류 과학자들로 회사 운영 자문단을 구성하는 방안도 순조롭게 추진중에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한국에도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바이오 벤처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싶다”며 “앞으로 2005년까지 수조원 규모의 매출액을 자랑하는 세계 일류의 바이오 벤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유전자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