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영화 채널이 대거 등장하면서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고전영화·독립영화·가족영화 등 독특한 장르의 영화 전문 채널들이 속속 등장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종합영화 채널들이 일부 시간대에 소극적으로 편성해왔던 틈새 영화들은 채널이 점차 세분화되면서 새로운 인기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영화 채널간 경쟁으로 최신영화의 판권 구매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도 신규 사업자들이 틈새 영화에 관심을 보이게 된 요인이다.
고전영화 채널은 시네포에버·BCN·OCN클래식 등이 등록을 마쳤다. 이중 위성방송 프로그램공급업자(PP)로 선정된 씨넥서스(대표 엄홍식)의 시네포에버 채널은 일찌감치 고전영화 판권을 대거 확보하고 특화된 채널 영역을 구축해가고 있다.
이를 위해 시네포에버는 미국·유럽의 고전영화 2600여편을 보유한 ‘릴 미디어 인터내셔널’과 투자협정을 체결, 향후 6년간 안정적으로 다양한 고전영화를 공급할 예정이다.
BCN(대표 이우승)은 케이블TV 시장에서 고전영화 전문채널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BCN 역시 안정적인 영화 공급을 위해 올해초 미국 ‘디어필름’과 제휴를 체결하고 3000여편의 고전영화를 확보했다.
온미디어가 등록한 OCN클래식의 경우 아직까지 개국 일정을 잡지 않은 상태이다. 온미디어는 향후 HBO플러스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단계적으로 고전영화 채널도 운영할 방침이다.
고전영화 채널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것이 제3세계 및 아시아 지역의 예술영화들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채널들이다.
위성방송 PP인 미디어앤커뮤니케이션(대표 이정웅)의 ‘제3영화 채널’은 인디영화 전문방송국을 표방한다. 이를 위해 미 최대 독립영화 방송인 ‘선댄스채널’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한편 국내 ‘인디스토리’ 등 대형배급사와 제휴를 체결, 우수한 독립영화들을 대거 확보했다.
아시아 영화 전문채널인 아시아무비 채널(AMC 대표 장한성·김성렬)도 눈에 띄는 채널. 특히 이 채널은 홍콩 TVB인터내셔널, 말레이시아 아스트로 등 아시아 유수의 미디어 그룹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향후 아시아 각지에 아시아 영화 전문 채널을 개국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이달 개국할 예정인 가족영화채널(가칭·대표 변광민)도 독특한 전략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가족영화채널은 현재 이벤트TV를 통해 선보이고 있는 ‘홀마크’사의 영화를 중심으로 12세이하 시청 등급의 다양한 가족 영화들을 제공할 예정이다. 홀마크 영화의 경우 매달 50여편의 최신 프로그램들이 각국에 공급돼 재방률이 낮고 온 가족이 편안히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이와 함께 가족영화채널은 ‘세서미스트리트’ 등 교육 영화들을 띠편성해 어린이 시청자들까지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틈새 영화 채널들이 속속 등장함에 따라 이들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이들 틈새 영화 채널들이 종합영화 채널을 흉내내기보다 각 채널만이 제공할 수 있는 특화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