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맞수]시큐어OS

 

 특정 서버에 침입해 실행파일을 변조하는 코드레드웜·코드블루웜·님다웜·보트웜 등 웜바이러스의 기승으로 인터넷 세상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물론 해당 운용체계(OS)의 패치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받아 설치하거나 실시간으로 침입차단시스템(방화벽)·침입탐지시스템(IDS) 등의 룰을 업그레이드하면 그 피해는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시시각각 진화하는 웜바이러스나 해킹수법에 일일이 대응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따라 최근엔 OS차원에서 보호막을 씌어 해킹이나 바이러스의 침입을 원천봉쇄해 정보를 지켜내는 시큐어OS가 새로운 시장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큐어OS는 사건발생 후에 대책을 마련하는 방화벽이나 IDS 등과는 달리 OS단계에서 보안을 유지하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침해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이 솔루션은 90년대 초 미국 국방부에서 처음 활용됐고 국내에서는 90년대 중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이 개발에 나서 지난해부터 시큐브·티에스온넷 등에 의해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시큐브의 홍기융 사장(사진 왼쪽)과 티에스온넷의 임연호 사장은 비슷한 시기에 장기간 ETRI에서 유사한 분야를 연구해서인지 개인적으로도 깊은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홍 사장이 85년부터 ETRI·한국전산원(NCA)·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당시 한국정보보호센터) 등 정부부처산하 기관에서 경력을 쌓았고 임연호 사장은 83년부터 98년까지 줄곧 ETRI에서 근무하다가 이후에 넥스맨시스템 사장을 거쳐 현재 티에스온넷을 이끌고 있다.

 이런 이력 때문에 두 최고경영자는 개인적인 친분은 누구 못지않게 두텁지만 시큐어OS 분야의 선도업체라는 점에서 현업에서는 한치의 양보를 모르는 경쟁자로 변신한다.

 처음 보는 사람이나 아는 사람 모두에게 편안하고 겸손한 웃음으로 대하는 홍 사장에게는 명함이 두 장 있다. 시큐브 대표이사와 보안인증업체인 케이사인의 대표이사, 그리고 동국대 대학원 정보보호학과 교수다. 늘 웃고 겸손한 성격 뒤에는 어느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강인함과 일에 대한 욕심·확신·신념·정열 등으로 가득차 있다. ETRI 연구원 시절에는 사무실과 집이 있는 대전과 거리가 먼 중앙대와 아주대에서 각각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 와중에 정보처리기술사 자격증까지 취득할 정도였다고 한다. 엔지니어 출신이면서도 이처럼 강력한 의지와 CEO의 필수조건인 뛰어난 기획력·조직관리 능력은 그의 사업기질을 발휘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홍 사장이 대학시절 음악다방 DJ 경험을 갖고 있다면 믿을까.

 ETRI에서 오랜 연구원 생활을 거쳐 사회에 발을 내디딘 임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답게 기술력에 자부심을 갖는 반면에 CEO로서의 조직관리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임 사장은 업무적인 차원에서는 너무나도 꼼꼼하고 치밀하지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한없이 편한 스타일이다. 또 제품전략이나 방향 설정에는 연구원의 자세로 참여해 엔지니어 특유의 꼼꼼함을 발휘한다. 이와 함께 직원들에게는 틈나는 대로 ‘야망’을 강조하고 사내 연구원 교육에 직접 참여하고 회식 기회를 자주 마련하는 등 직원들과의 화합을 중시한다. 술자리 등에서도 직원들과 거침없이 지내기 때문에 회사내에서는 큰형님으로 통하기도 한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