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벽걸이 TV로 불리는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가 극심한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고급 백화점과 대형 대리점 등에서 불티나게 판매돼 가전업계의 기대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가 최근 3개월 동안 고급 백화점과 대형 대리점, 전자양판점에서 예약판매행사 등을 통해 판매한 PDP TV는 대략 2000대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 98년 첫 시판이후 지금까지 판매된 누적대수를 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예컨대 PDP TV를 전시·판매해온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의 한 관계자는 “특소세를 인하했던 8월엔 2, 3일마다 한 대 꼴로 판매되던 것이 9월 이후 하루에 한 대 이상 판매되는 등 PDP TV를 구입하는 고객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당 가격이 600만∼1900만원대로 웬만한 승용차 한 대 값을 호가하는 고가의 PDP TV가 하반기 들어 판매 호조를 보인 것은 정부의 특소세 인하 조치에 발맞춰 업계가 내수 진작을 위해 가격을 최고 30% 이상 낮춘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또한 디지털TV 본방송 실시와 한·일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40인치에서 63인치대에 이르는 다양한 사이즈의 모델을 대거 출시하고 TV CF와 로드쇼 등의 판촉활동을 통해 PDP TV 붐을 조성한 것도 한몫을 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지난 7월 중순부터 9월까지 모두 1500여대를 예약판매했으며 이 가운데 40인치 모델이 1200여대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1000만원을 호가하는 60인치 모델도 300대에 이른다.
LG전자는 올 연말까지 주요 백화점은 물론 100여개 대형 하이프라자 매장에 PDP TV 홈시어터 코너를 마련하는 등 PDP TV를 전면에 배치하고 내년에는 36인치·42인치·50인치 등을 추가로 투입해 본격적으로 수요를 창출해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도 지난 9월부터 세계 최대 크기인 63인치를 비롯해 42인치·50인치 등 3개 모델을 출시하고 백화점·리빙프라자 등에서 예약판매를 실시, 한달만에 300여대를 판매했다.
삼성전자는 10월부터 제품이 본격 양산되고 이와 때를 맞춰 전국 주요 백화점을 순회하며 신제품 로드쇼를 개최하는 등 PDP TV 붐 확산에 적극 나서 월 판매대수를 5600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우전자(대표 장기형)도 특소세 인하를 계기로 42인치 제품의 가격을 대폭 낮춘 결과 이전까지만 해도 월 40∼50대 수준에 그쳤던 판매대수가 월 100여대로 배 이상 늘어났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