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기업에서 배운다>(21)CA-효율적인 인수합병

 상호:컴퓨터어소시에이츠

 설립:1976년

 대표:찰스 왕

 자본금:3억 달러

 종업원수:1만 8000명

 주요사업:e비즈니스 솔루션

 

 컴퓨터어소시에이츠(CA)는 세계 3위의 소프트웨어 회사다. 지난 76년 설립된 CA는 세계 45개국에 100개의 지사를 갖고 있으며 직원 수는 1만8000명에 이른다. 작년 매출은 60억달러다.

 CA가 주력하는 분야는 e비즈니스 솔루션. CA가 보유하고 있는 e비즈니스 솔루션은 무려 1244개에 이른다. e비즈니스 솔루션의 만물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포춘지 선정 1000대 기업 가운데 95%가 CA의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효율적인 인수 합병

 CA의 오늘이 있기까지 가장 중요한 전략은 효율적인 인수 합병이다. 업계에서는 CA의 찰스 왕 회장을 가리켜 인수 합병의 귀재라고 평가한다. 작년까지 CA의 역사는 인수 합병의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76년 회사를 설립한 후 소기의 성장을 이뤄내자 찰스 왕 회장은 본격적인 인수 합병에 나선다. 87년 시스템 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UCCEL의 합병이 CA 인수 합병의 전주곡이다. 이 합병으로 CA의 회사 규모가 2배로 늘어났으며 현재 CEO인 산제이 쿠마도 이 때 CA에 합류했다. 이어 89년과 94년에 데이터베이스 전문업체인 ADR와 ASK를 흡수했으며 95년에는 당시 소프트웨어 업계 최대 규모인 레전트 합병을 성사시켰다. 이로써 CA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제품군의 다양화를 이뤄냈다.

 이듬해인 96년에는 스토리지 관리 솔루션 업체인 샤이엔을 인수해 CA의 대표적 제품 중 하나인 아크서브를 보유하게 됐다. 98년은 서비스 분야를 강화한 해로 기록된다. 이때 CA는 리얼로직, LDA시스템스, 아벤추라시스템스, 컴퓨터매니지먼트사이언스 등 한해에 무려 4개의 기업을 합병했다.

 CA 인수 합병의 절정은 99년과 작년에 인수한 플래티늄테크놀로지와 스털링소프트웨어다. 플래티늄테크놀로지 합병에는 35억달러가 들었으며 스털링소프트웨어는 40억달러에 인수했다. 두 회사 의 합병 모두 소프트웨어 업계 최대 인수 합병의 기록을 깼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CA는 포털, 비즈니스인텔리전스,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인프라 관리 분야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세계화와 현지화

 다른 대형 소프트웨어 업체와 마찬가지로 CA도 세계 각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지사 수는 100개에 이르며 지사가 있는 나라는 45개다.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손색이 없다.

 CA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각 지사의 솔루션 공급 사례를 교환하는 오픈 하우스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세일즈서포트라는 별도의 담당자를 뒀다. 이들은 각국의 성공적인 솔루션 공급 사례를 발굴해 각 지사의 영업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로 만든다.

 세계화는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는 필수 조건이지만 문제는 현지화다. 아무리 지사가 많아도 성과가 없으면 몸집만 큰 공룡이다. CA의 현지화 전략은 기본적으로 해당 국가의 상황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합작법인 설립이다.

 CA가 설립한 합작법인은 현지 IT 환경을 이해하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또 합작법인은 해당 국가의 뛰어난 솔루션을 발굴해 해외로 수출하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국내에 만들어진 CA의 합작법인은 라이거시스템즈와 NCA, 온라인패스 그리고 엠에스피원이다. 99년 11월 코오롱정보통신과 함께 설립한 라이거시스템즈는 이미 밀라노 프로젝트, 코스닥 전자공시시스템 등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해 중견 시스템통합(SI) 업체로 자리잡았다.

 작년 4월 나래이동통신과 합작해 만든 NCA는 유망 소프트웨어를 발굴해 해외 시장에 판매하는 소프트웨어 인큐베이터 전문 회사다. 지금까지 40여개의 제품을 전세계 CA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에 수출했다.

 온라인패스는 ASP 서비스 전문업체로 CA의 회계ERP 솔루션의 한글화 작업을 마치고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갔다. 엠에스피원은 e비즈니스 인프라 관리 서비스에 주력할 계획이다.

 

 선택과 집중

 지난 7월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CA월드 2001은 기존 CA의 전략을 매듭짓고 새로운 전략을 천명하는 자리였다. 이 행사에서 CA가 밝힌 향후 전략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이다.

 1244개에 달하는 제품을 4개의 브랜드로 인프라 관리 제품군인 ‘유니센터’, 보안 관리 제품군인 ‘e트러스트’, 정보 관리 제품군인 ‘자스민’, 스토리지 관리 제품군인 ‘브라이트스토어’로 통합하는 것이다.

 CA의 광범위한 제품은 고객이 원하는 모든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제품은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모든 제품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효율이 떨어진다. 될 만한 제품에 힘을 쏟는 편이 바람직하다. CA가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 이유도 여기 있다.

 집중하는 제품에는 일관된 제품 전략이 있다. 고객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모두 지원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강화해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 기간 시스템과의 연동과 비즈니스 프로세서를 예측해 고객의 비즈니스 초점을 명확하게 만드는 게 더해진다.

 CA는 e비즈니스 솔루션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인지도는 높지 않다. 세 살 먹은 어린아이도 IBM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인텔의 이름을 알고 있지만 IT 업계를 제외하고 CA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CA는 올해 초 전면적인 기업이미지통합(CI) 작업을 단행했다. 이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1억달러를 브랜드 알리기에 투자했다.

 지난 25년간 e비즈니스 솔루션의 강자로 자리잡아 온 CA는 바야흐로 21세기를 맞이해 제품의 집중과 브랜드 이미지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찰스 왕 회장 인터뷰

―오늘날의 CA를 만든 인수 합병에는 어떤 원칙이 있는가.

 ▲기업의 성장에 인수합병은 필수적인 통과의례다. 인수합병의 핵심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지의 여부다. 이를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인수 대상 회사가 중요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것, 우수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을 것 그리고 인수 후에 CA와 기술적·정서적 통합이 가능할 것이다. 많은 인수합병으로 CA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됐다. 이제는 인수합병보다 글로벌 경영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선택과 집중 전략은 기존 제품 중 일부를 포기한다는 의미인가.

 ▲포기가 아니다. 단지 1200여 가지의 제품 중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분야를 정한 것이다. 마케팅 역량을 효과적으로 모을 수 있도록 브랜드를 4가지로 통합했다. 영업 조직의 축소나 전환은 없기 때문에 기존 고객들은 변함없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많은 기업이 인프라보다는 애플리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애플리케이션과 인프라는 상반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아무리 편리하고 멋진 수도꼭지가 있더라도 수도 파이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우리는 애플리케이션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세계적인 애플리케이션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CA의 사회 봉사활동

 

 (설명) 사진은 YCA사회봉사.jpg 사랑의 집짓기 행사에 참여한 한국CA 직원들

 CA는 IT 업계에서 사회 봉사 활동을 많이 하기로 소문난 기업이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사회 봉사 활동 성적에서는 IT 업계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사회 봉사 활동 가운데 CA가 가장 열의를 보이는 것은 아동 복지다. CA는 90년대 초반부터 미국 미아찾기운동센터(NCMEC)에 자사의 소프트웨어와 자금을 지원해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는 연령 변화에 따른 모습을 예측해 재현하는 모핑 기법이 적용돼 실종 기간이 오래된 아동들도 부모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사이트는 매일 200만 건 이상의 접속 수를 기록하고 있다. 또 CA는 작년 5월 이 단체에 500만달러를 기증해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새 본부를 마련해줬다.

 CA가 펼치고 있는 또 다른 아동복지 활동은 스마일 오퍼레이션이다. 이것은 안면 근육 장애를 갖고 태어난 어린이들을 무료로 수술해 정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한국CA도 본사의 방침에 따라 작년 5월 미아 찾기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랑의 집짓기 운동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CA는 직원들의 사회 봉사 참여를 장려하기 위해 독특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직원이 사회 봉사를 위해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회사가 그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더해 기부하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특권 계층이나 부자들의 의무를 강조한다. 사회에서 혜택을 받은 만큼 다시 사회로 무엇인가를 환원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강조한 것이 귀족의 의무를 지칭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다. CA는 IT 업계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물론 이러한 폭넓은 사회 봉사 활동은 기업 이미지 제고로 이어지며 기업의 가치를 높인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