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새롭게 등장하는 SK그룹의 유·무선 포털 사이트 ‘네이트닷컴(http://www.nate.com)’이 강남 테헤란로에 거주한 벤처기업들을 술렁거리게 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SK그룹이 내년 1월을 목표로 네이트닷컴이라는 별도 독립법인을 설립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관계사간 세부 조율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기존 조직에 남을 사업과 신규법인으로 넘어갈 사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련기사 본지 9월 28일자 12면
벤처기업들의 이같은 반응은 ‘SK는 테헤란로 벤처들에 무시할 수 없는 큰 물주’라는 한 벤처 관계자의 고백에서 읽을 수 있다. 오케이캐쉬백닷컴을 예로 들 경우 산하 사이트는 30여개, 사이트 디자인부터 관리·운영, 솔루션 공급 등 실제 사업운영에 필요한 관련 벤처기업 수를 따지면 100여개가 넘는다. 결국 네이트닷컴에 묶이게 될 SK텔레콤의 n.TOP이나 SK(주)의 오케이캐쉬백닷컴, 넷츠고의 하부 사이트가 수백여개가 넘는다고 볼 수 있다.
오프라인 기반의 통합마일리지 사업처럼 기존 기업의 업무와 유관된 사업이 남는다 해도 대대적인 재편이 불가피하다. 특히 오케이캐쉬백닷컴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는 벤처들의 불안감은 더 크다. 벤처업체 한 관계자는 “회사와 부서가 바뀌는 것도 문제지만 결국 엇비슷한 사업영역이 조정돼 사업 규모가 줄어들게 되는 것 아니냐”며 혹시라도 큰 고객을 잃는 불상사가 발생할까 불안감을 나타냈다.
반면 와이더덴닷컴처럼 SK그룹 계열사인 인터넷 관련 기업을 통해 영업 관계를 맺고 있는 벤처들은 상대적으로 불안감이 덜한 상태다. 일부 기업은 SK텔레콤이 이미 제시한 ‘네이트닷컴’ 가이드라인에 맞춰 현재 추진해온 작업을 대폭 수정하고 있다.
한 벤처 관계자는 “기업들이 어느 정치세력이 정권을 잡는가에 촉각을 세우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라며 “SK가 벌이는 e비즈니스 규모가 벤처들에 절대적인 물량을 차지하고 있는 상태라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트닷컴과 관련돼 함구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SK(주)의 한 관계자는 “독립법인이 출범할 때까지는 네이트 외에도 기존 사이트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다른 콘텐츠가 넘어가더라도 통합마일리지 서비스인 오케이캐쉬백닷컴은 그대로 존속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해 네이트닷컴 출범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