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보통신학계를 움직이는 사람들>(34)디자인학계

 21세기는 디자인의 세기라는 데 이견을 제시할 이는 드물다. 특히 산업디자인 분야에서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디자인의 좋고 나쁨에 따라 제품의 부가가치가 결정되는 시대다. 기능이나 성능의 차별성이 줄어드는 시대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특히 제품디자인 분야에서의 디자인의 가치는 눈부시게 성장했다. 패션이나 인테리어 분야에서 디자인은 그 산업을 이루는 핵심요소로 다뤄져왔지만 제품분야에서만큼은 찬밥이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어느 분야에서든 디자인의, 디자이너의, 디자인계의 위상을 감히 함부로 폄하할 수 없게 되었다. 아니 이제는 어디에서나 최고로 대접받는다.

 이 모두가 디자인학계 곳곳에 포진한 숨은 공로자들 덕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학계에 계신 분들은 현장에서 뛰고 있는 디자이너들과 비교할 때 일견 대척점에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 학계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이만한 인력배출은 불가능했다”는 현장 디자이너의 말은 모든 뜻을 함축하고 있다. 이들은 디자인계를 이끌어온 커다란 한 축으로서, 꾸준히 후학을 양성하면서 국내 디자인연구의 학맥을 이어온 숨은 조력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홍익대 학맥은 국내 디자인학계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다.

 원로급으로는 박대순 교수(71)를 첫손가락에 꼽는다. 서울대 미대 출신으로 광복 이후 디자인에 관한 인식이 전무할 때 산업디자인의 중요성을 역설한 인물. 65년 한국공예가회를 창립했고 78년에는 한국디자인학회를 창립하는 등 선구자적인 노력을 경주해왔다. 특히 65년에는 오늘날의 산업디자인전을 탄생시킨 숨은 공로자다. 현재 한양대 명예교수로 재직중이다.

 민철홍 교수(68)는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 산업디자인과 출신으로 산업디자인전 초대작가이자 심사위원으로서 국내 산업디자인계의 발전에 기틀을 닦았다. 현 한국디자인진흥원 이사이자 문화관광부 주관 디자인미술관 운영위원장이며 서울대 응용미술과 명예교수이기도 하다.

 홍익대 명예교수인 한도룡 교수(67)는 대한민국 동탑산업훈장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으며 도시철도공사·김포공항·경주세계문화엑스포 등 다양한 기관과 행사의 디자인 컨설팅을 하면서 건축과 환경 디자인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김광현 교수(66)는 디자인스쿨로 유명한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 출신으로 뉴욕 패키징 시스템사의 아트디렉터로 재직했던 경험으로 패키지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농심과 KBS 등의 디자인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양대 그래픽패키지디자인 교수로 재직중이다.

 서울대 미술대학 디자인학부의 조영제 교수(65)는 대전엑스포와 서울올림픽의 각종 디자인 개발을 이끌었으며 제일모직·외환은행·신세계백화점·국민은행 등 주요 기업의 CI개발을 담당했다.

 박선의 교수(65)는 홍익대학교 미술대 도안과를 졸업하고 지난 67년부터 홍익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박 교수는 특히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디자인교육에 기초를 정립한 이로 교재와 지침서 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쏟아온 대표자다. 30여년 동안 3000여명의 시각디자인 전공자를 키워왔다.

 부수언 교수(63)는 서울대 응용미술과 출신으로 한국가구 박람회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88올림픽 사인시스템 계획을 감리했으며 한국과학통신관을 디자인했다.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국내 디자인 단체의 모임인 한국디자인법인단체총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박종운 교수(63)는 서울대 미대 출신으로 전라도 지역 최초로 디자인연구소를 개설, 이 지역 디자인 연구에 공로가 크다. 조선대 산업디자인과 교수로 재직하며 이 지역의 후진양성에 힘썼다. 전라도 지역에서 산업디자인공모전을 창설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광주특성화사업단장을 맡아 광주TCI개발사업계획을 수립·진행하고 있다.

 오근재 교수(60)는 홍익대 공예학부 도안과와 산업미술대학원 출신으로 현재 한국그래픽디자이너협회 상임위원이며 홍익대 광고멀티미디어과 교수이자 홍익대 조형대학장으로 재직중이다.

 이화여대 조형예술대 디자인학부의 김영기 교수(59)는 서울대 미대 응용미술과를 졸업했다. 한국인의 조형의식에 대한 남다른 정열로 관련 개발 프로젝트에 다수 참여했고 연구활동을 활발히 해 한국디자인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한국문화를 근거로 한 네이티브 디자인(Native Design)을 창안했으며 유네스코 세계어린인의 해 심벌포스터전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바 있다.

 권명광 교수(58)는 홍익대 출신으로 27년간 디자인 교육에 매진했으며 주요 기업체의 CI(Company Identity) 및 BI(Brand Identity)를 개발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제3회 상공미술전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6개 디자인 단체의 회장을 역임하며 탁월한 리더십도 보여줬다. 현재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교수다.

 민병일 교수(57)는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 출신으로 부산지역의 디자인 문화 활성화를 위해 애써온 인물이다. 부산시 미술관 건립추진위원으로 활동했고 부산시 이미지 통일화 작업에 참여했다. 한국비쥬얼디자인학회 회장과 한국디자인포럼 발행인을 맡고 있으며 부경대에서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선정근 교수(55)는 홍익대 디자인과 출신으로 한국 패키지 디자인의 양대 산맥인 한국패키지디자인협회와 한국패키지디자인학회의 창립 주역이다. 한국문화상품 디자인에 남다른 애착을 가져왔으며 일본 패키지디자인협회와의 공조를 통해 국제교류에도 힘써왔다.

 영남대 조형대학 조형학부 이병학 교수(55)는 홍익대 미대 출신으로 삼성반도체통신 디자인 고문과 금성산전의 디자인 자문위원을 역임하며 디자인 개념이 전무했던 산업기기 분야에 디자인을 전파한 공로가 크다.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 대구지부장과 중소기업 디자인 지도위원을 역임했다.

 명지대 산업디자인학과 민경우 교수(54)는 서울대 응용미술과와 대학원 공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84년부터 93년까지 이화여대 산업미술대학원 강사를 역임했다. 83년부터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 초대디자이너를 거쳐 2001 세계산업디자인대회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현재는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 회장으로서 다음달 개최될 2001 세계산업디자인총회의 기획위원장 및 집행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

다.

 계명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원장인 윤영태 교수(54)는 계명대학교에 몸담으면서 경북대구산업디자이너회를 결성하고 85년 지방 최초의 제품디자인 공모전을 여는 등 지방 디자인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올해는 정부의 디자인개발기반구축사업의 일환으로 계명대내에 디자인산업진흥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국민대 디자인대학원 원장인 김철수 교수(54)는 79년 제5회 대한민국 산업디자인전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래 국내외 디자인전의 심사위원으로서 활동했다. 88년부터 한국우수디자인상품 선정 심사위원으로 일했고 LG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에서 디자인 자문역을 맡기도 했다. 서울대 응용미술학과 출신이다.

 경원대 실내건축학과 오인욱 교수(54)는 홍익대 출신으로 환경 및 실내디자인 분야의 저술 및 연구활동으로 유명하다. 한국실내디자인학회장을 역임하면서 국내 실내디자인의 학술적 기반을 마련하고 아시아 실내디자인학회연맹을 결성해 이 분야 발전에 기여가 크다.

 이수봉 교수(54)는 홍익대 출신으로 우림전자·라이브전자·대흥전자 등 중소 전자업체의 디자인 개발을 지도해 중소기업 디자인 컨설팅 분야에서 공이 크다. 수많은 수상경력과 전람회 작품발표 및 디자인 자문 활동을 통해 다양한 경력을 쌓아왔다. 신라대 산업미술학과 부교수를 거쳐 현재 동아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시각디자인 전문가이자 판화가인 백금남 교수(53)는 시각디자인계의 아이디어맨으로 통한다. 왕성한 활동으로 타의 귀감이 된다는 평. 88서울올림픽 상징조형물인 ‘세계평화의 문’ 천정서를 제작했다. 현재 성균관대 예술대학장 및 디자인대학원장으로 재직중이면서 한국현대디자인실험작가협회 자문위원, 시각디자인협회 회장, 2002 월드컵 축구대회 디자인전문위원회 위원장까지 맡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 산업디자인과 환경디자인 담당 김명석 교수(52)는 홍익대 환경대학원 출신으로 일본 오사카대학에서 환경디자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 현역작가 초대전에 출품하고 한국산업디자인상 대상과 한국가구학회 학술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한국디자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또 아시아디자인학회 회장으로서 오는 10월 열리는 adc 2001 국제디자인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홍익대 미술대 시각디자인과 안상수 교수(49)는 타이포그래피 분야에서 명성을 얻어 왔다. 85년부터 91년까지 안그라픽스 대표를 역임했으며 한글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한글학회로부터 표창을 받았고 신문가독성 연구로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상을, 97년에는 프랑스 쇼몽 포스터 페스티벌에서 수상했다. 세계그래픽디자인단체협의회(ICOGRADA) 부회장과 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용인대 예술대학장인 김득곤 교수(49)는 중앙대를 졸업했으며 89년부터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중소기업 산업디자인 혁신상품 개발 지원사업의 개발위원으로 활동해오고 있다. 99년 창신금속과의 산학협동을 통해 올해에는 1800만달러의 수출달성을 예상할 정도로 성공적인 디자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서울대 공업디자인과 이순종 교수(49)는 오리엔트디자인공모전 심사위원과 금성사 국제디자인공모전 심사위원을 역임하는 등 전자업계와 오래 전부터 인연이 깊다.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 부회장과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 추천디자이너를 역임한 바 있고 현재는 2001 세계산업디자인대회 집행위원회 부위원장과 한국디자인학회 부회장으로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공과대 대학원 출신이다.

 한성대 산업디자인과 고영란 교수(48)는 가구와 환경 디자인에 관련된 다수의 논문과 저서를 발표했으며 최근에는 동아시아 디자인의 정체성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한국디자인학회 이사로 재직하며 서울 디자이너헌장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 응용미술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코넬대에서 환경분석학과 디자인이론을 전공했다.

 한양대 디자인학부 영상디자인 전공 홍석일 교수(46)는 시각디자인 분야에서 젊은 일꾼으로 통한다. 삼성전자 디자인 자문교수를 역임했고 시각정보디자인협회 사무총장과 교육부 전문대학원 설립 심사위원회 위원장으로도 일했다. 프랫디자인인스티튜트 출신이다.

 한국과학기술원 산업디자인학과 권은숙 교수(40)는 디지털 기술과 디자인산업 및 교육의 발전 모형에 대한 이론적 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디지털 색채를 포함한 디자인과 색채 연구에 몰두, ‘색으로 승부하는 21세기’라는 저서를 출간한 바 있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