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은행(행장 김정태)의 온라인복권사업이 구체화된다.
주택은행은 내년 7월부터 온라인복권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하고 다음달부터 온라인복권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온라인복권은 넓게는 기존의 오프라인복권인 인쇄식복권에 대비되는 복권을 말하는데 이미 서비스를 실시중인 인터넷복권, 스포츠토토(체육복표)와 달리 당첨금이 이월되고 전용단말기를 사용하는 로토(lotto)를 말한다.
주택은행이 추진하는 온라인복권사업은 로토이며 스포츠토토를 운영중인 국민체육진흥공단·한국타이거풀스를 제외한 정부 각 부처의 통합온라인복권사업 운영사업자로 선정된 상태다.
◇사업추진 일정 및 규모=주택은행은 올해 말까지 온라인복권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7월부터 4개월간 언스트앤드영에 컨설팅 작업을 의뢰했다. 언스트앤드영은 이달 말까지 주택은행의 온라인복권사업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예정이다. 마스터플랜에 따라 주택은행은 다음달 사업제안 설명회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시스템구축 사업자를 선정하고 내년 7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최초 5000대 정도로 추정되는 전용단말기 설치에만 250억원 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누가 노리고 있나=온라인복권시스템을 구축할 사업자들은 각각 해외 유력 솔루션 업체와 제휴를 통해 이번 사업에 대비하고 있다.
대우정보시스템(대표 박경철)은 이미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미국의 솔루션 보유업체인 지텍과 상호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텍은 온라인복권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는 선두업체로 미국, 유럽, 남미, 캐나다 등에 온라인복권 솔루션을 공급했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디지털네트워크 사업부에서 온라인복권사업을 추진중이다. 솔루션 보유 해외업체로는 미국의 아엘티에스(ILTS)를 선택했다. LG전자는 제2의 솔루션 보유업체도 물색중이다.
쌍용정보통신(대표 염정태)은 스웨덴의 에스넷과 협력관계를 수립했다. 에스넷은 지텍에 이어 세계시장에서 두번째로 큰 점유율을 가진 솔루션 제공업체다.
삼성SDS(대표 김홍기)는 미국 온라인복권 시장에서 점유율 16%를 차지하고 있는 에이더블유아이(AWI)와 협력하기로 했다. 또 인쇄복권 전문업체인 KLS도 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전자복권(대표 남호성), 한국정보통신(대표 류예동) 등 인터넷복권 전문업체들도 이번 사업에 참여키로 하고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과제와 전망=온라인복권서비스의 파급효과나 규모와는 달리 국내의 경우에는 아직도 많은 문제점들이 남아 있다.
우선은 시장환경이 걸림돌이다. 국내에는 이미 손쉬운 인터넷복권서비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전용단말기 설치와 시스템 구축에 커다란 시간과 비용이 요구되는 온라인복권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초 수조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던 시장규모도 최근에는 상당부분 내려 앉았다. 주택은행의 온라인복권사업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 언스트앤드영의 오윤택 전무도 “아직은 시장규모를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스포츠토토 서비스에 들어간 한국타이거풀스측과의 시장 분할이나 충돌도 예상된다. 스포츠토토는 운동경기에 제한한 복표사업이라고 하지만 법률문제만 해결되면 얼마든지 로토사업으로도 확대 가능하다. 실제로 복권사업을 추진하는 정부 7개 부처 가운데 스포츠토토를 담당한 국민체육진흥공단만이 온라인통합복권사업에서 떨어져 나온 상황이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 해외 솔루션을 도입해와야 하는 사업인 만큼 좀더 실질적인 시장조사와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