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속에서도 최고재무책임자(CFO) 영입을 통해 경영효율화에 성공한 기업들이 새삼 빛을 발하고 있다.
SW업체인 미라콤, 보안업체인 고려정보통신, 통신장비·PDA 생산업체인 세양정보통신 등이 대표적인 기업들.
이들 회사 CFO들은 고유영역인 자금유치는 물론 벤처기업 인증에서부터 부설연구소 설립 등 회사 기틀 마련에서 미래 청사진 제시 등에 이르기까지 경영 전반에서 톡톡히 한 몫 하고 있다.
종래의 재무이사들과는 달리 이들 CFO는 회계·재무 외에 장기경영비전 수립을 포함한 핵심전략 수립과정에 이르기까지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최근 경기부진으로 재무분야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아진 만큼 CFO들의 활약상은 단연 돋보인다. 은행·창업투자회사 등을 거치며 확보한 노하우, 폭넓은 벤처 관련 지식, 인맥 등이 이들의 역할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미라콤(대표 백원인)은 기업내 비즈니스애플리케이션통합(EAI) 프로그램을 개발, 올초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 벤처기업. 하지만 이 회사가 정작 제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한 것은 하반기들어서부터. 백 사장은 IT업계·창업투자회사·한국기술거래소 등을 거친 윤창열씨를 CFO 겸 상무이사로 영입한 후 벤처기업 인증, 부설연구소 설립인가 등을 마쳤다. 윤 상무는 기업 자금유치 등을 추진하는 가운데 해외진출 등 전략기획분야에도 관여해 사세확장의 틀을 갖추는 데 경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또 CEO를 도와 EAI 이후의 회사 전략 수립에도 나서고 있다.
보안서비스업체인 고려정보통신(대표 이광호)도 올초 골드금고이사·매직서비스 CFO 등 금융과 인터넷 벤처분야의 경험을 고루 갖춘 김영광 부사장을 CFO 겸 부사장으로 영입해 톡톡히 덕을 봤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에 두 차례의 투자설명회를 개최했으나 잇따라 실패했다. 그러나 CFO 영입후 이 회사의 강점과 미래의 비전을 중심으로 투자유치설명회를 가진 끝에 올초 성공적으로 자본을 유치했다.
지난 6월 서울전자통신을 인수한 세양통신(대표 손창동)은 CFO의 적극적 협력을 통해 사세확장 등의 경영비전을 수립하고 공유하고 있는 경우다.
세양의 손 사장은 회사인수과정에서 미래기술경영자문의 조웅순 전무의 빈틈없는 재무처리 솜씨를 눈여겨 봤다가 자사의 CFO 겸 상무로 발탁했다. 조 상무는 요즘 기획식과 함께 전세계에 퍼져 있는 서울전자통신의 공장을 활용해 시너지를 높이는 전략수립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 디지털영상제품 및 서비스 공급사인 네오캠닷(대표 전중근)도 지난해 중순 이래 CFO제도를 도입해 경영효율에 도움을 받은 성공사례로 꼽힌다.
경기침체속에 자금난이 화제로 떠오르는 요즘, 이들은 한결같이 “창업초기단계를 막 벗어난 벤처CEO들은 CFO 영입을 통한 성공적 전략경영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유능한 CFO들이 기술개발·영업·자금확보 등 ‘8방미인’역을 감수했던 CEO들의 멍에를 벗겨주면서 경기침체기를 겪는 CEO들의 든든한 받침대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