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패키지 소프트웨어가 해외시장에서 성가를 높이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안철수연구소·나모인터랙티브·한컴리눅스·한글과컴퓨터 등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은 선진시장에서 품질경쟁력을 무기로 외국산보다 높은 가격에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대량 수출하고 있어 국산 패키지 소프트웨어가 부가가치 품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이같은 고가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국산 패키지 소프트웨어가 세계 유명 제품과 품질경쟁면에서 뒤지지 않고 다른 제품처럼 저가 정책을 구사하면서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보다는 정면 승부를 펼친 결과로 풀이된다. 또 불법복제로 인해 파행적인 가격 구조를 갖는 국내 시장에 비해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의 안정된 소프트웨어 가격체계도 제품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대표 안철수)는 백신 프로그램인 V3프로 디럭스를 일본에서 7500엔(한화 약 8만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국내 판매 가격인 5만5000원보다 50% 가량 비싼 수준이다. 특히 세계적인 백신 제품인 맥아피의 바이러스스캔(5900엔)이나 시만텍의 노턴앤티바이러스(5200엔)보다 20∼30%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V3프로 디럭스는 이같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일본수출을 시작한 이후 1만5000카피가 판매될 정도로 히트를 쳤다. 특히 안철수연구소는 최근 일본 최대의 PC업체인 NEC와 V3의 기능을 간소화한 라이트 버전 5만카피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나모인터랙티브(대표 최준수)는 이달부터 나모웹에디터 영문판을 협력사인 자스크를 통해 북미지역 판매를 시작했다. 이 제품의 가격은 149달러(한화 약 19만원)로 국내 판매가인 8만8000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싼 것이다. 이전 버전인 나모웹에디터 4(99달러)에 비해서도 50% 이상 높은 가격이다. 나모웹에디터가 이렇게 비싼 가격을 정할 수 있었던 것은 경쟁 제품인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런트페이지 2002(169달러)와 정면 승부를 해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모인터랙티브는 북미지역에서만 300만달러 어치의 나모웹에디터 5를 수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데스크톱 리눅스업체인 한컴리눅스(대표 박상현)는 오는 11월부터 미국에 선보일 한컴오피스 2.0을 고가정책으로 밀어붙일 계획이다. 한컴오피스 1.5버전은 한글판이 5만5000원, 영문판이 45달러로 거의 비슷했지만 2.0버전의 경우 한글판 가격은 1.5 수준으로 동결하는 반면 영문판은 99달러 정도에 판매할 예정이다.
한글과컴퓨터(대표 최승돈)는 일본에서 아래아한글 일본어판인 밀레니엄한글을 1만6800엔(한화 약 18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일본 워드프로세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워드(1만8000엔)와 거의 비슷한 가격으로 국내 판매가(8만8000원)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것이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