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IT기업의 예상실적은 반도체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통신서비스주의 강세가 점쳐지는 등 명암이 엇갈렸다.
7일 증권업계와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거래소와 코스닥 양대시장 시가총액상위 10위 기업 중 IT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미국 테러사태로 인해 지난 2분기에 비해 다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위주의 반도체 업체들의 이익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경기방어주로 부상하고 있는 통신서비스주는 최소 2분기 수준의 실적을 유지하거나 일부기업은 상반기 전체 실적을 웃도는 등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반도체주 지지부진=3분기 실적의 최대 관심사는 국내 IT 대표주인 삼성전자 영업적자 여부다.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영업적자로의 전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부는 반도체 외 부문의 이익으로 영업적자를 면해 소폭의 이익실현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결론은 모두 지난 2분기나 예년에 비해 큰 폭의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현재 ‘1500억원 수준의 적자’ 전망에서 ‘3800억원대의 영업이익’에 이르기까지 편차가 크다. 그러나 순익은 삼성카드의 지분법 평가익에 힘입어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영업을 통한 이익보다 영업 외 수익을 통한 이익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CRT 등 주력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지난 2분기에 비해 매출은 소폭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서비스주 강세=코스닥시장내 업체들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단말기 보조금 지급이 금지된 탓에 이동전화 2∼3위 업체인 KTF와 LG텔레콤이 7∼8월 마케팅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입자를 유지하면서 큰 순이익을 올렸다.
KTF는 3분기 순이익이 상반기 전체와 비슷한 1150억원대에 달해 분기별 사상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무선인터넷 매직n 등 무선 데이터서비스 부문 매출비중이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4분기에도 이같은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G텔레콤 역시 3분기에 700억원대의 경상이익과 500억원대의 순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의 2분기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75억원과 325억원이었다. 하나로통신은 3분기에도 지난 2분기에 이어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거래소시장 통신서비스주인 SK텔레콤은 1조5000억원대의 매출과 5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둬 2분기에 비해 실적이 소폭 개선되거나 현상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한국통신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어들지만 감소폭은 소폭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휴맥스·엔씨소프트 약진, 안철수연구소·새롬기술 부진=이밖에 반도체와 통신서비스주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IT기업 중 세트톱박스 전문업체인 휴맥스가 미국 방송사에 공급을 개시하는 등 시장개척이 성과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매출 850억원 이상, 영업이익 255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회사의 2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547억원과 195억원이었다.
또 온라인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는 꾸준한 매출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안철수연구소는 경기둔화와 비수기 2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한 2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새롬기술은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추정됐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