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는 테러당한 증시와는 달리 코스닥등록 예비심사 청구업체가 꾸준히 늘어났다. 총 21개 정보기술(IT)기업이 코스닥등록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으며, 이 중 소프트웨어업체가 30%에 육박하고 있다. 또 보안테마의 붐을 일으킨 안철수연구소와 시큐어소프트의 등록에 이어 소프트포럼과 이니텍이 등록 대기중인데, 침입탐지시스템(IDS) 전문업체인 인젠이 예심청구서를 제출함으로써 이른바 코스닥시장에서 보안주의 득세를 예고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업체 예심청구 행렬 이어져
지난달 코스닥등록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소프트웨어업체는 아이빌소프트·아이씨엠·유펄스·파이언소프트·인젠·CJ엔터테인먼트 등 6개사. 이 가운데 파이언소프트는 심사가 보류된 후 재심을 청구한 업체로 이번 등록심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사는 전자상거래 솔루션 전문업체로 코스닥시장내 이네트를 제외하고 전문업체가 없는 상황에서 등록될 경우 전자상거래 솔루션 테마를 이루는 업체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젠은 예비심사를 통과할 경우 침입탐지시스템 전문업체로 보안의 완전한 구색을 갖추게 돼 앞으로 코스닥시장의 리더주로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등록예비심사 청구기업 중 유일하게 대기업 계열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올 상반기 282억8200만원의 매출에 59억8100만원의 반기순이익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아이빌소프트는 인터넷교육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서 이 분야 업력이 오랜된 업체로 유명하다. 해외사업에도 발을 넓혀 최근 중국의 웹에이전시인 고등디지털네트워크유한회사와 공동으로 ‘베이징정화원격교육기술합작유한책임회사’를 설립했다. 이 합작법인은 고등디지털네트워크가 자본을 전액 출자하고 아이빌소프트가 사이버교육 솔루션 기술 및 인력을 제공하게 된다.
이밖에 아이씨엠은 의료·금융 소프트웨어 개발 및 시스템통합(SI) 업체로 SK증권·서울증권·신한증권·한화증권 등 중대형 증권사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다. 유펄스는 무선통신솔루션 개발전문업체로서 900㎒ 대역에서 150Kbps의 데이터 속도로 무선마이크 겸용 이어폰(핸즈프리), 무선키보드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디지털 모듈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올 상반기 82억500원의 매출을 올렸다.
◇통신장비업체 가뭄
소프트웨어업체들의 꾸준한 예심청구와는 달리 매번 심사청구때마다 30%를 웃돌던 통신장비업체의 경우 DSU·CSU 무선데이터통신기지국 장비를 생산하는 해피컴이 유일해 예전과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해피컴은 올 상반기 63억200만원의 매출에 7억3100만원의 경상이익을 올렸다.
또 지난달 코스닥등록 예비심사 청구업체 가운데 반도체장비업체들과 산전·부품업체들의 대거 신청이 눈에 띈다. 산전·부품업체로는 엘리코파워·코디콤·서울반도체·인탑스·태영텔스타 등이 예심청구서를 냈다.
이번 코스닥 예심 청구업체 가운데 매출이 가장 큰 태영텔스타는 DVD플레이어 생산전문업체로 올 상반기 371억3600만원을 기록했다. DVR세트를 생산하는 코디콤은 미국 폐쇄회로TV(CCTV) 업체인 GS사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연간 50만달러 규모의 제품을 수주한 데 힘입어 올 상반기 5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CCTV에 보안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출시, 보안시장에도 진출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88억9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LED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서울반도체는 올 상반기 166억9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동전화부품 생산업체인 인탑스는 주당예정가 5640∼8470원에 발행할 예정이다. 또 전원공급장치 전문업체인 엘리코파워는 이미 분산을 마쳐 심사를 통과할 경우 공모없이 직등록이 가능하다.
◇컴퓨터업체들도 가세
컴퓨터업체들의 등록예비심사 청구행렬도 눈여겨 볼만하다. 한도하이테크를 비롯해 아이엠알아이·엔에이씨정보시스템·뉴소프트기술 등이 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모바일솔루션 전문업체인 한도하이테크는 주당 발행가격을 5676∼8256원선으로 잡고 있으며 TFT LCD를 생산하는 아이엠알아이는 1만5869∼2만1158원(액면가 5000원)선으로 예정하고 심사대기중이다. 한편 이번 예심 청구업체 중 순이익이 가장 큰 기업은 해저케이블선로 공사업체인 한국해저통신으로 올 상반기 83억61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달 등록예심 청구업체가 많은 것에 대해 증권사 IPO 관계자들은 “침체된 증시가 서서히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IT업체들의 코스닥등록 열풍을 부추기고 있는 것 같다”며 “최근 코스닥등록 예심 청구법인들은 침체장에 등록을 시도해 공모가 등에서 불리한 면이 없지 않지만 장이 살아나면 가격메리트를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이달에는 연내 코스닥등록을 준비하는 IT업체들이 대거 코스닥등록 예심을 청구, 하반기 발행시장이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