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코스닥을 향해 뛴다>10월 공모주 熱戰이 시작됐다

 테러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는 10월 주식시장이 공모주의 열기로 뜨거워지고 있다. 올들어 지난 7월(29개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27개사가 이달 중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 지난달 미국 테러사태 여파로 증시가 폭락함에 따라 코스닥등록을 미룬 업체들까지 가세한 것이다.

 코스닥증권시장이 코스닥시장의 수급조절을 위해 진입 장벽을 높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공모주 시장은 이달을 기점으로 갈수로 열기를 더할 전망이다.

 ◇어떤 업체들이 등록하나=이번주엔 9일 키오스크 제조업체인 아이디씨텍을 시작으로 프리엠스·소프트포럼·한국미생물연구소 등이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또 이달 중에 영우통신·포스렉·아이디씨텍·이니텍·상신브레이크공업·한빛네트·테코스·키이엔지니어링·제이엠피·신영텔레콤·제일엔테크·어플라이드엔지니어링·에이디칩스·가드텍·지나월드·하이홈·이코인·태웅·레이젠·중앙디자인·디이시스·성호전자·삼영엠텍·성우테크론 등도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이중 소프트포럼과 이니텍은 최근 보안주 열풍에 힘입어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8월 29일 나란히 코스닥등록 예비심사를 통과한 이들 업체는 공모시장에서부터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포럼은 주식시장에서 벌써부터 제2의 안철수연구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가 국내 공개키기반구조(PKI)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매출 72억원, 순이익 15억원을 달성했다.

 이니텍은 소프트포럼에 이어 PKI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상반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64억원과 9억원 규모로 소프트포럼과 함께 ‘트윈’ PKI 보안주 테마를 예고하고 있다.

 보안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양사가 최근 시들해진 보안주 테마를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황성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들 업체의 코스닥 진입은 보안주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소프트포럼 등 우량한 장외 보안업체들이 코스닥시장으로 속속 진입하면서 보안주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용 중계기업체인 영우통신도 실적 악화로 고전하는 통신장비주에 다소나마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레이저 중계기의 일본 수출로 주목받는 이 회사는 올해 매출 1000억원, 당기순이익 21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3시장 지정업체인 한빛네트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97년 설립된 이 회사는 사이버교육 전문업체로 매년 제3시장에서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샀다. 상반기 매출과 경상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5%, 207% 증가한 37억원과 4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또 지난달 테러 여파로 공모주 청약을 이달로 미룬 프리엠스·제일엔테크·디이시스 등이 성공적인 공모를 실시할지도 관심거리다.

 ◇공모가 크게 떨어져=하지만 업체들 입장에선 이번 공모가 달갑지만은 않다. 테러쇼크로 코스닥시장에 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지면서 공모가도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디씨텍의 경우 공모가가 본질가치(3337원)보다 낮은 3200원으로 결정됐다. 미국 테러사태가 발생한 이틀 뒤인 지난달 13일 수요예측을 실시, 공모가가 크게 떨어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주간사인 대우증권은 당초 예정공모가가 4000∼4100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렉도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본질가치(1만2340원)보다 49.7% 낮은 6200원에 결정됐다. 소프트포럼 등 일부 업체를 제외한 여타 업체들도 본질가치 수준에서 공모가가 결정돼 기관들의 공모가 낮춰잡기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실제 지난달 실시된 수요예측에서 어플라이드엔지니어링·에이디칩스·아이디씨텍 등 상당수 업체들의 공모가가 본질가치를 밑도는 가격에서 결정됐다.

 역으로 공모에 참여하는 투자자들 입장에선 잘만 고르면 싼 값에 성장성 높은 주식을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최근 공모주 투자는 지난 99년처럼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는 드물지만 장내 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10월부터 바뀌는 청약한도=공모주 투자자들은 이달부터 바뀌는 청약한도를 잘 챙겨보고 증권사를 선택해야 한다.

 기존 3개월간 주식잔고 평균치와 청약전일 주식잔고의 합계액을 2로 나눈 금액이 500만원 미만이면 최고 청약한도의 30% 이내에서 500만원 이상 1000만원 미만이면 70% 이내, 1000만원을 넘으면 100%를 배정하던 공모주 청약한도 배정방식이 이달부터 청약전일 주식잔고를 고려하지 않고 3개월간 주식잔고 평균치 금액만을 기준으로 공모주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청약전일 주식잔고를 늘려 공모주 배정을 많이 받는 편법적인 방법을 방치하기 위한 조치다.

 단 이 규정은 지난 10월 1일 이후 금감원에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거나 청약일을 11월 이후로 연기하기 위한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는 기업에만 적용된다. 10월 말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청약한도를 주의깊게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