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프가니스탄 보복공격으로 중동지역이 전쟁의 폭풍에 휘말림에 따라 중동지역을 차세대 공략지로 점찍고 본격적인 시장개척에 나서던 국내 위성방송수신용 세트톱박스(이하 위성방송수신기) 업계에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KOTIS 무역통계에 따르면 국내 위성방송수신기의 대중동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의 절반을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체 수출액의 41.1%에 불과했던 중동 비중은 올들어 더욱 높아져 지난 7월까지 총 수출액 2억4596만달러의 56%인 1억3517만달러를 중동지역에 수출했다.
특히 올들어 중동지역으로의 수출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이번 전쟁으로 상당기간 대중동 수출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한 시장구조에도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주 수출국은 아랍에미리트·이집트·오만·쿠웨이트·예멘·요르단·파키스탄 등으로 이번에 공습이 가해진 아프가니스탄과는 지리적으로 상당한 거리가 있긴 하지만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이로 인한 수요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에서 중동지역으로 위성방송수신기를 수출하는 업체는 90여곳에 이르고 있다.
휴맥스·현대디지탈테크·한단정보통신·청람디지탈 등 중견급 이상은 전체 매출의 30% 정도, 기타 업체들의 경우 50∼80%를 중동지역에서 거두고 있어 중동지역의 전쟁발발로 인한 수출급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업계는 수출감소에 대비한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선 중동지역 기존 거래선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타 지역 거래선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중동 이외의 지역은 대부분이 방송사업자에 납품하는 형태로 제한수신시스템과 양방향 데이터방송 등 고부가기능 탑재제품으로 옮겨가고 있으므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말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