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품업체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시설투자를 억제하는 동시에 신규개발 투자를 축소·재조정한다.
삼성전기(대표 이형도)는 최근 미 테러사건과 보복공격 등이 세계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경기회복시점을 2003년까지 늦춰 잡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전면적인 사업계획 재조정에 들어갔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예년이면 벌써 사업부별 다음해 계획과 예산 초안이 마련됐을 시점이지만 올해는 착수할 엄두를 못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도 투자계획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긴축재정에 따라 시설투자는 최대한 억제한다는 방침이고 R&D투자도 일부 줄어든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2003년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표면탄성파(SAW)필터·광픽업 등 7개 품목, 2005년까지 칩인덕터·정밀모터·칩탄탈커패시터 등 5개 품목, 2010년까지 복합소자·광부품 등 3개 품목을 세계 1위로 육성한다는 계획에 일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MLCC 등 주력품목에 투자를 집중할 방침이다.
LG이노텍(대표 김종수)도 내년 하반기로 경기회복 시점을 늦춰 잡고 투자규모를 조율하고 있다.
이번주 업적평가와 함께 사업계획 작성에 나서는 LG이노텍은 지난 7월 세운 사업계획에 비해 보수적인 내용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시장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겠지만 SAW필터·전력증폭기모듈(PAM)·블루투스 사업의 경우 투자비용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레이저다이오드(LD)나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에 투자가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또 올해 420억원 규모로 이루어졌던 대규모 시설투자를 없애고 투자비용을 R&D쪽으로 돌린다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시설투자를 없애는 대신 일본·유럽·중국 지역에 신규 R&D센터를 설립하는 등 장기적인 역량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츠닉(대표 박주영)은 채권은행단과의 추가손실 평가에 대한 합의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대우계열사와의 200억원 규모 채무관계가 청산되지 않음에 따라 올해중 계획했던 칩전해커패시터 개발에 대한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