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차세대 시스템 유닉스로 전환하나.’
지난 6월부터 계정계 부문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자 선정작업을 진행중인 외환은행(행장 김경림)이 최근 유닉스 기반 시스템을 제안한 LGEDS를 벤치마크테스트(BMT) 대상업체로 선정해 유닉스 전환 가능성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외환은행이 유닉스로 계정계 시스템을 전환할 경우 이는 하루 트랙잭션 처리수가 최대 800만건에 이르는 대형은행 사상 첫 사례가 되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400억∼500억원 규모로 알려진 외환은행의 차세대시스템 구축사업에 제안서를 접수한 업체는 LGEDS를 포함해 한국IBM, 삼성SDS 등 3개사.
이 중 한국IBM만이 기존 메인프레임 기반 시스템(S390)을 제안했으며, LGEDS(RS/6000)·삼성SDS(HP 슈퍼돔)는 모두 유닉스 시스템을 제안했다.
외환은행은 제안서 접수 후 평가실무소위원회를 통해 제안서 비교검토 작업을 벌인 결과 유닉스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며 최근 무중단 운영과 안정성면에서 높은 점수를 인정받은 LGEDS를 BMT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 은행은 이번주중으로 BMT실시반을 구성, 4∼6개월에 걸쳐 BMT를 실시할 계획이다.
외환은행 정보시스템부 관계자는 “제안서 접수 후 안정성의 메인프레임과 확장성의 유닉스를 놓고 많은 논란이 있었으나 유닉스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BMT를 실시한 후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으면 LGEDS가 제안한 유닉스 시스템으로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이 예정대로 유닉스 시스템으로 전환한다면 이는 국내 은행권 최대 규모의 유닉스 기반 계정계 시스템이 될 전망이다. 현재 은행권에서 유닉스 시스템을 도입한 곳은 한국산업은행을 비롯해 전북·광주은행 등의 지방은행과 우체국 정도다.
하지만 외환은행의 경우 하루 평균 트랜잭션 처리수가 500만건에 이르고 새로 구축되는 시스템은 1500만건 규모가 될 예정인데 반해 현 유닉스계 은행들은 산업은행이 하루평균 15만건 정도에 불과하는 등 규모면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따라서 외환은행이 유닉스로 전환한다면 현재 유닉스 시스템 BMT를 진행중인 조흥은행과 정보전략계획(ISP) 수립단계인 기업은행 등 다른 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사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은행 같은 대형은행이 유닉스를 선택한다면 그동안 인터넷 등 컴퓨팅 환경의 변화로 인해 메인프레임으로 리턴조짐을 보였던 금융권에 유닉스 기반의 개방형 파고가 다시 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