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업체

 딜러 중심 수출 등 보수적으로 추진돼온 인쇄회로기판(PCB)업계의 미주시장 전략이 현지공장 건설 등 공세적 전략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PCB 최대 수출시장인 미주지역 전자·정보통신업계 및 PCB업체를 중심으로 기업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이뤄지고 전자제품전문제조서비스업체(EMS)를 통한 아웃소싱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PCB업체의 대미 시장공략 전략도 기존 딜러 중심에서 현지화쪽으로 바뀌고 있다.

 이처럼 PCB업체의 대미 수출전략이 공세적으로 전환되는 것은 PCB 납기가 갈수록 짧아지는데다 대규모 물량을 수주하려면 제품 개발 초기단계부터 세트업체와의 공조제체 확립이 절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페타시스(대표 박은현)는 최근 430만달러를 투입, 미국 캘리포니아에 샘플용 고다층PCB 공장을 건설한 것을 계기로 현지 공급체제를 구축했다. 박은현 사장은 “이 공장은 미국 네트워크 장비 및 서버업체들의 디자인용 샘플PCB를 전문적으로 제작·납품하게 되는 프로토타입 공장”이라며 “시스코·선마이크로시스템스·루슨트테크놀로지스 등 미주지역의 주요 네트워크 시스템업체와 제품 연구개발 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리아써키트(대표 송동효)도 급변하는 미주 PCB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최근 600만달러를 들여 미국 플렉시블PCB업체 펜타다인을 인수했다. 이 회사 박성진 재무담당 이사는 “이번에 인수한 팬타다인과 기존 빌드업 공장인 KCA 및 어셈블리 공장인 APT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미국내 주요 정보통신 및 반도체 패키지업체를 공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휴닉스(대표 윤영기)는 최근 미주지역 디지털가전용 PCB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멕시코 현지공장의 생산라인을 재정비, 현지공급체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휴닉스는 특히 현지에 진출한 국내 세트업체 중심에서 현지 일본 디지털 가전업체로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밖에 심텍(대표 전세호)은 최근 미국 반도체 패키지 디자인 전문 설계업체 테세라와 재휴, 초고속 램버스 D램, DDR SD램, 플래시 메모리 등 첨단 반도체 패키지 공법으로 적용될 것이 유력시되는 윈도CSP(wCSP) 기판용 원자재를 미국에서 공동 개발했다.

 페타시스 이영현 이사는 “현지 딜러를 활용한 수출은 이제 한계에 직면했다”면서 “현지업체와 호흡을 같이 할 수 있는 스피드 공급체제의 확보가 PCB 수출을 늘리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