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기업간의 경쟁은 계속되며 또한 달성해야 할 목표도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어떻게 하면 이용자에게 보다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더욱 많은 고민을 떠안게 된다.
고객관계관리(CRM)가 이같은 문제의 해답이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전에 익히 들어왔던 바와 같이 CRM은 그 자체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가트너는 고객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향후 5년 안에 CRM 구축 사례 중 50% 이상이 실패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패는 채널간 연계나 프로세스 재설계가 부족하거나 고객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주지 못하는 등과 같은 여러 원인에서 비롯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필요를 파악하고 이에 맞춰 CRM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다. CRM과 고객의 연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서비스 제공업체가 먼저 기업에 대한 고객의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고객에게 중요한 문제와 그리고 고객이 무엇을 우선시 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러한 근본적인 요건들은 관리해야 할 관계가 외부 계약, 결연, 내부적 선언 중 어떤 것을 바탕으로 하는 것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보다 중요한 것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구축하는 일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현재 IT 고객 이슈를 찾아내 해결하기 위한 기술회의, 운영위원회 또는 담당 부서를 두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일부 기업이 내외부에서 그럴듯한 의도로 고객 설문조사에 착수했지만 성공률은 낮은 편이다. 이러한 설문조사중 대부분은 실패했거나 결국 실패할 상황에 직면해 있는데 이는 해당 설문 수행이 바람직하지 않아서 이기보다는 설문 자체에 이같은 시도의 장점을 희석시키거나 역행하는 요소가 내포돼있기 때문이다.
아태 지역, 유럽, 북미의 100개 이상 대기업들과 고객 관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나는 대부분의 결함이 비교적 단순하고 해결하기 어렵지 않은 문제들임을 발견했다. 현재와 같이 경제적으로 신중해야 할 시기에 이러한 결함들을 수정하지 않는다면 냉혹한 결과가 생길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들을 몇 개의 범주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커뮤니케이션=피드백을 수집하는 일은 필수적이며 피드백 수집을 추구하는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이러한 중요성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일단 설문을 통한 피드백 자료가 수집되면 모든 결과를 고객에게 공개하고 고객을 의사 결정과 해결 방안 수립 과정에 참여시켜야 한다. 이러한 요건들 중 한 가지 이상을 무시한 채 지나치는 기업들이 많다는 점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설문=대부분의 설문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수행됐으며 이러한 방식은 결국 제 역할을 해 내지 못했다. 여러 가지 질문을 통해 만족도를 묻는 식의 설문으로는 충분치 않다. 바쁘게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응답자에게 불필요한 많은 질문을 던지는 것을 피하면서 관련성, 우선 순위, 개선안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 더욱 나쁜 것은 포커스 그룹과 비공식 피드백 같은 비설문적인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서 이는 부적합하며 때로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다.
◇분석=통계적 가이드라인에 따라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관련 자료와 비교하는 일은 성공적인 피드백 자료 수집에 있어 필수적이다. 많은 설문 담당자들이 이러한 분석에 필요한 도구나 전문 지식 없이 분석 작업을 시작하곤 한다.
◇프로세스=다른 업체에 설문을 의뢰하는 일은 피드백 자료에 대해 편견을 배제하기 위한 핵심 원칙이지만 프로세스 관점에서 보면 반드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고객의 피드백을 통해 상당한 개선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데이터 수집 이후의 사후 처리가 필요하다. 이는 서비스 제공업체와 고객 간의 의사 소통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로 대응 조치를 취하고 해당 조치에 대해 고객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판단될 경우 가까운 시일 내에 수행할 다음 설문 일정을 작성해야 함을 의미한다. 스케줄을 너무 빨리 잡으면 고객이 피곤해하고 너무 늦으면 개선 효과를 제대로 증명하지 못한다. 피드백 절차는 신속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너무 오래 기다려온 IT 리더들로 인해 많은 설문이 지체돼왔다.
통계적으로 건전할 뿐 아니라 의사소통이 원활한 고객 피드백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수행하는 IT 서비스 제공업체는 당면한 비즈니스 환경에 관계없이 서비스 효과, 고객 만족·충성도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대응 기술, 조직, 프로세스 와 정책의 기본 여건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랜디 브로피 Randy.brophy@gartner.com 가트너 아태지역 메저먼트리서치 담당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