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로봇업계, 단기능 전문로봇으로 개발전략 선회.

 로봇업계가 퍼스널 홈로봇 상용화를 앞두고 청소와 보안·정보서비스·오락기능을 모두 갖춘 만능로봇 대신 중저가의 단일기능 로봇쪽으로 제품 개발전략을 급선회하고 있다.

 국내 로봇업체들은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값비싼 다기능 퍼스널 로봇의 판매가능성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가격·성능을 대폭 다운그레이드한 단일용도의 보급형 로봇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이메카(대표 이정철)는 집안청소와 방범·개인비서역할을 담당하는 만능 홈로봇 ‘조이’의 상용화 계획을 일시 중지하고 100만원 이하 보급형 청소로봇과 이벤트용 도우미로봇을 내년 2월까지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우리기술에서 분사한 로보다임(대표 김덕우 http://www.robodigm.com)은 자사의 가정용 다기능 로봇 ‘아이작’의 판매시점이 계속 지연되자 주방찬장에 설치하는 설거지로봇과 공기부양식 엔터테인먼트 로봇의 조기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이버아파트 전문업체 CV넷과 함께 차세대 가정용 로봇의 콘셉트 설계를 논의중인데 아파트 자체에서 방범·홈오토메이션·고속인터넷을 제공하는 마당에 어중간한 만능 홈로봇은 효용성이 불명확하다는 건설업계 지적에 고심하고 있다.

 이밖에 한울로보틱스(대표 김병수)가 국내 주거환경에 맞게 높은 문턱도 쉽게 넘나드는 청소전용 로봇개발에 들어갔으며 유진로보틱스(대표 신경철)는 다기능 퍼스널 로봇 대신 교육전용으로 설계된 단일기능 로봇을 오는 12월 내수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처럼 단일용도의 보급형 로봇개발이 강세를 띠는 것은 로봇의 기능과 효용성은 별개라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로봇업체들은 그동안 판매보다는 기술과시와 외자유치 목적으로 복잡한 기능을 한 몸체에 집어넣은 첨단로봇 개발에 주력했으나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판매가능한 로봇 콘셉트와는 거리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퍼스널 로봇 수요가 활성화된 미국·일본의 경우 청소와 방범·엔터테인먼트 등 분야별로 단일기능 로봇이 시장 주류를 이룬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는 “로봇에 온갖 가전기기의 부가기능을 덧붙인다고 해서 경쟁력 있는 퍼스널 로봇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나라도 개발자가 아닌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로봇개발 추세가 보편화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