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복공격이 정보기술(IT)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인가.
미국 테러사태로 가장 타격이 컸던 IT주가 이번 보복전쟁을 계기로 모멘텀을 찾아갈지 여부에 투자자와 증시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보복전쟁으로 내수중심의 IT업종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수출주력 업종들은 단기적으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서비스 ‘든든’=지난달 테러사태 이후 경기방어주의 성격이 부각시켰던 통신서비스주가 이번 보복전쟁으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전적으로 내수시장에 의존하는 업종의 성격상 전쟁으로 인한 충격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대다수 IT업체들이 테러여파로 실적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도 통신서비스주는 지속적인 실적호전을 보임에 따라 보복전쟁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펀더멘털 장세에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양종인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통신서비스주는 전통적으로 외풍에 강한 업종”이라며 “테러에서 보복전쟁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서 IT 대장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장비 ‘기대난’=네트워크 관련 업종은 소비심리 위축으로 고전이 예상되는 반면 이동통신단말기 및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 업종은 전쟁과 관련, 보안장비로 활용될 수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
허성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통신장비업종의 전쟁관련 영향은 전쟁의 기간이나 강도 등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부문별로는 수혜가 기대되고 있지만 이 역시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반도체 ‘추가악재 아니다’=보복전쟁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반도체주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연결될 전망이다. D램 수출 대부분이 항공수송에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업체들은 전쟁이 장기화되면 수송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도체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주가 이미 보복전쟁에 대한 악재를 반영, 제2의 테러사태나 전쟁의 확산만 없다면 추가적인 하락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우종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미 테러쇼크 이후에 오히려 D램 제고는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전쟁이 돌발 상황만 없다면 반도체주에 추가적인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자부품, 영향 미미=이번 보복전쟁이 소재부품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비록 대덕전자, 삼성전기, 삼영전자, 대덕GDS 등 소재부품업체들의 수출비중이 평균 70%에 이르고 있지만 유가와 환율이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배승철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보복전쟁이 계절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4분기의 매출을 소폭 감소시킬 수는 있다”면서도 “이미 소재부품업종이 최근 2분기 동안 재고조정을 마쳐 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