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프간 공격>정부 부처별 대책

 미 테러 이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온 정부 부처들은 8일 새벽 공습이 개시되자 오전 중에 모두 특별대책반을 확대개편하고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향후 대책을 마련하는 체계적인 위기대처능력을 보이고 있다. 또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공항 및 미군부대 주변의 보안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마련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긴급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재경부는 자금·외환·증시의 동향을 면밀히 파악, 특히 외환시장 급등락시 한국은행이 시장안정조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날 오후 3시 은행회관서 경제5단체장·한국노총위원장·증권업협회장 등이 참석한 민관합동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도 9.11 테러사태 이후 정부가 이미 ‘비상경제대응계획’을 마련해 가동하고 있는 바, 이를 중심으로 탄력적으로 대처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특히 재경부는 외환시장의 모니터링 강화로 필요시 긴급안정조치를 발동하고 유가상승시에는 할당관세, 탄력세율 적용 및 수급조정명령권 등을 발동해 원활한 대처가 이뤄질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산업자원부는 8일 새벽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공습이 개시되자 기 수립된 시나리오별 3단계(1단계:아프간에 한정·단기전, 2단계:아프간 및 인근국가 확산·장기화조짐, 3단계:중동전역 불안·장기화) 비상대책에 따라 1단계 대책에 돌입했다. 산자부는 지난달 12일부터 운영중인 ‘비상대책반’을 무역투자반·산업반·에너지반 등 3개반으로 구성된 ‘종합상황비상대책반’으로 확대운영하는 한편 유관기관·종합상사·수출업체를 연결해 종합적인 대응조치를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정보통신부도 8일 정보통신 특별대책반을 IT산업지원팀·통신지원팀·우정지원팀 등 3개 분야별 실무지원팀과 상황실로 구성해 24시간 운영한다. 정보통신 특별대책반은 미국·중동지역 등 주요 해외시장에 대한 IT분야 수출입 동향 점검 및 지원시스템 유지방안, 주요 정보통신기반시설에 대한 보호대책 및 국내를 경유한 사이버테러대책, 통신소통현황 점검 및 지원대책, 우편물 운송대책 등을 점검해 대처하게 된다. IT산업지원팀은 미국의 테러사태와 이로 인한 전쟁확산의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의 수출입 동향을 점검하고 국내 IT업체들의 원자재 수급상황 등 애로사항을 신속히 파악하고 지원하기 위해 정보통신정책국장을 팀장으로 해 정보통신부와 민간의 관계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또 국제전화의 통화량 폭주 등 통신장애시 원활한 통신소통을 지원하고 주요 통신시설 및 사이버상에서의 각종 테러에 대비함으로써 유사시 국내 정보통신시스템의 생존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보통신지원국장을 팀장으로 하는 통신지원팀이 구성됐으며, 이 조직은 앞으로 관련 전문가와 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통신망상황실과 사이버테러상황실을 별도 구성·운영케 된다.

 과학기술부는 국내 원자력 관련 시설에 대해 비상경계령을 내리는 등 이른 아침부터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과기부는 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한 국내 모든 원자력 관련 시설을 대상으로 테러나 사보타주 등에 대비한 비상경계를 한층 강화해 이들 시설물의 안전점검과 인원 및 차량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도록 하는 한편, 근무자들에게 철저한 보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과기부는 또 주미 대사관의 과학관을 통해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과학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토록 지시했다.

 건설교통부는 미국 공격이 시작되자 미 테러참사 이후 항공국에 설치했던 비상대책반을 확대편성하고 항공국과 건설경제국 등 전쟁 관련 부처를 중심으로 수송대책반과 해외건설대책반으로 나눠 24시간 운영에 들어갔다.

 중소기업청은 수출 중소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소기업 비상지원반을 확대운영하는 한편 종합상황실과 안전관리반을 새롭게 구성해 전국 11개 지방 중소기업 수출지원센터에 마련된 지원대책반을 통해 피해상황 접수 등 지원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조달청도 특별대책반을 구성, 원자재 가격의 장단기 변화 분석과 선물 및 현물 거래시장의 정황 파악을 통해 비축 및 방출 시기를 신속히 결정키로 했다. 조달청은 특히 전쟁상황에 따라 원자재 가격이 20% 이상 상승시 자금소요가 적은 옵션거래를 우선 활용하는 한편 재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소요자금을 추경에 반영, 현 재고 수준의 4배까지 확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서울시는 우선 이번 사태로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업체당 6억원 한도에서 총 500억원의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물가대책반·중소기업지원반·건설대책반·재정지원반 등 4개반으로 구성된 ‘지역경제대책상황실’을 시 본청과 자치구에 설치·운영한다.

 부산시와 강원도·청주시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미군 시설물과 공항에 대한 경계 강화 등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