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 공격이 국내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전이냐, 장기전으로 확대되느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지전으로 끝날 경우 IT산업은 통신기기·데이터시스템·보안장비의 수요가 창출되면서 경기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유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동지역 사태가 장기화되고 확대될 경우에는 세계 석유 수급차질 발생에 따른 국제유가 급상승으로 IT를 비롯한 전 산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수출 급감과 원자재 수급 곤란으로 경기악화는 물론 일부 생산라인의 중단사태까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공격은 중동지역이 타깃이 된다는 점에서 향후 국제유가 동향이 초미의 관심사다. 일단 산자부 등 관련 정부부처는 이번 미국의 전면공격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일시반등할 가능성은 있으나, 곧 정상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낙관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도 8일 발표한 ‘시나리오별 가격 전망’ 보고서를 통해 대테러전쟁으로 인한 단기적 영향은 불가피하나, 그 영향이 점차 줄어들면서 약보합세를 유지해 연말까지 배럴당 20∼23달러선(두바이산 기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곤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미국의 보복공격에 대한 중동 산유국들의 공급중단 우려는 지난달말 OPEC이 현 생산량 유지를 천명함으로써 상당부분 해소된 상태”라며 “오히려 한국·일본 등 아시아 석유수입국의 경우 시장가격보다는 전쟁수행에 따른 원유수송 차질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원측은 이번 미국의 보복공격이 회교권과의 전면대립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확전될 경우에도 유가는 배럴당 27∼30달러선을 지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공격은 대규모 유전 파괴가 선행됐던 지난 91년 걸프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게 연구원측의 설명이다.
산자부는 전쟁이 여타 중동지역으로 확전될 경우 세계 석유 수급차질 발생에 따른 국제유가 급상승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보고, 이에따른 국제유가 급등 및 석유 수급차질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대응계획과 시나리오별 대책안을 마련키로 했다.
한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연평균 유가가 1달러 상승할 경우 국내수출은 1억7000만달러, 국제수지는 7억5000만달러씩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