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정보화·국제화 급류

 9일 555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의 국제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8일 관계기관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글관련단체와 IT업체들은 한글의 우수성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고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한민족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단순히 한글을 정보화하고 과학화하는 한글정보화를 뛰어넘어 사이버세계를 주도하는 데 필요한 한글 국제화에 온힘을 쏟고 있다.

 한글문화세계화운동본부(회장 서정수)는 지난 5일 한글세계화 운동의 하나로 전문학자들과 공동으로 국제한글음성기호(IPH) 컴퓨터 자판을 개발했다. 이 컴퓨터 자판은 한글은 물론 영어·일어·중국어 등 외국어 발음을 바르게 적을 수 있도록 기존의 한글을 바탕으로 14개의 음성기호를 새로 만들었다.

 이번에 개발한 국제한글음성기호 자판은 세계화 추세에 맞게 각국의 언어를 한글로 표현할 수 있는 컴퓨터 자판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한글국제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계화운동본부는 이 제품의 실용화 작업을 훈민정음 공급사인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한글의 국제화작업은 한민족 언어정보화분야에서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한민족 언어정보화는 전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동포들에게 올바른 한글문화를 전달해주고 남북한간 언어의 이질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추진돼왔으나 앞으로는 지구촌에서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위상과 함께 한국학이나 한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문화관광부는 지난해부터 국어정보화 프로젝트인 ‘21세기 세종계획’을 수립, 한민족 언어정보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부는 한글맞춤법 검색시스템, 표준어 규정검색시스템, 남북한 언어비교 사전 제정 및 개정, 한국어 관련 연구소 및 기관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지원 등을 추진, 한글의 국제화를 촉진할 예정이다.

 한글의 국제화에는 소프트웨어업체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조선콤퓨터쎈터와 공동으로 통일워드 테스트버전을 발표했는데 내년부터 본격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통일워드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동포들을 문자적으로 통합하고 향후 한국학이나 한글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들의 한글교육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글과컴퓨터의 경우 최근 재일교포 대상의 교육시설에 아래아한글을 무상으로 보급, 한글의 국제화를 이끌고 있으며 최근에는 아래아한글의 중국어 및 일본어 버전을 출시해 한글 국제화의 외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각종 번역 소프트웨어의 개발도 한글의 국제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재 엘엔아이소프트·언어과학·언어와컴퓨터 등 번역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한글 다국어 번역 소프트웨어나 영한·일한 번역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 한글의 국제화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