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혁명으로 가정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거실의 TV와 오디오에서 부터 주방의 냉장고와 전자레인지에 이르기까지 집안 곳곳에 놓여있던 아날로그 가전제품들이 인터넷과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정보가전 제품으로 하나둘씩 교체되고 있는 것.
11일 개막되는 2001 한국전자전(KES)은 이러한 미래 가전의 변화상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리로 부스마다 첨단 디지털 정보가전 제품이 가득 채워져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디지털 영상 및 재생기기=오는 11월로 예정된 디지털TV 본방송을 앞두고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대기업관은 물론 JVC코리아·샤프전자·필립스전자 등 외국기업관과 중소기업관 부스마다 첨단 디지털 영상기기들을 전면에 전시한다.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일명 벽걸이TV로 불리는 대화면 디지털 PDP TV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세계에서 가장 큰 63인치와 60인치 모델을 비롯해 36인치·42인치·50인치 등 다양한 모델을 선보이고 한국전자전을 계기로 대화면 벽걸이TV의 대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PDP TV와 함께 대화면 디지털TV 시장을 이끌 제품으로는 HD급 프로젝션TV와 브라운관 방식의 HDTV를 꼽을 수 있다.
가전3사가 각각 선보인 프로젝션TV는 40인치에서 60인치 모델이 대부분이며 브라운관 방식의 HDTV는 32인치와 36인치 모델이 주종을 이뤘다.
디지털 홈시어터시스템을 꾸미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제품이 바로 차세대 저장기기로 꼽히는 DVD플레이어다.
이번 전시회에는 디지털TV 본방송에 대응한 디지털TV용 DVD플레이어를 비롯해 DVD콤보·DVD리시버·DVD노래반주기 등 DVD플레이어를 응용한 다양한 제품군이 대거 출품, 관람객들이 시선을 모은다.
DVD 응용제품 중 가장 눈길을 끈 제품은 디지털녹화가 가능한 차세대 DVD리코더로 이 제품은 디지털카메라에 담은 고화질의 영상과 디지털방송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녹화·편집할 수 있어 DVD플레이어의 대중화에 한몫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최근들어 DVD 영화타이틀의 대거 출시와 DVD플레이어의 가격인하에 힘입어 홈시어터시스템의 인기가 높아지자 관련장비들이 한 부스 건너 하나씩 눈에 띌 정도로 대거 출품된다.
모컴테크는 고휘도 디지털 극장시스템을 내놓았고 이스턴마스텍·지컴인터내셔널·삼미스피커는 홈시어터용 스피커 시스템을 전시했다. 한독음향은 자동차용 스피커·가라오케 시스템을, 청음전자·태영텔스타는 리시버와 스피커를, 필소닉은 앰프를 들고 나왔다.
메가트론은 DVD플레이어와 노래방 기능을 복합한 이색 제품을 출품했고 세비텍은 LCD TV를, 이레전자와 유피디는 PDP TV를 내놓고 있다. ◇디지털 오디오기기=한때 개발업체수가 200여곳을 넘어설 정도로 선풍적인 개발 붐을 일으켰던 MP3플레이어도 규모는 대폭 줄어들었지만 이번 전시회의 한 축을 형성한다.
디지탈웨이가 5개의 부스를 화려하게 장식해 MP3플레이어 세계 최대 생산업체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자랑하고 기라정보통신·아이젠전기·퍼스널텔레콤도 휴대가 간편한 미니 MP3플레이어를 다수 선보인다. 레녹스는 MP3파일을 담은 CD도 재생할 수 있도록 개발된 MP3CD플레이어를 선보인다.
또한 나만의 패션연출이 가능한 초소형·초경량 MP3플레이어가 대거 출품된 가운데 34g의 무게에 지포라이터 크기에 불과한 패션 MP3플레이어와 USB방식을 채용해 MP3파일은 물론 다양한 음악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차세대 멀티포맷 MP3플레이어 등이 특히 눈길을 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MP3음악은 물론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일명 MP4플레이어로 불리는 휴대형 인터넷방송 동영상플레이어가 등장, 신세대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잉카엔트웍스가 MP3플레이어를 진화시켜 만든 휴대형 동영상플레이어 ‘모션아이(Motion-i)’를 꼽을 수 있다.
◇디지털 세트톱박스=디지털시대를 맞아 TV시청에도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TV로 인터넷의 각종 콘텐츠를 즐기는 인터넷TV서비스가 시작됐으며 이르면 올 연말부터 지상파 디지털TV 본방송과 디지털 위성방송이 서비스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한국전자전에는 각종 디지털 세트톱박스가 부스마다 홍수를 이루고 있다.
특히 디지털 위성방송의 본격화를 앞둔 터여서 디지털 위성방송수신용 세트톱박스의 출시가 두드러진다. 건잠머리컴퓨터·글로벌테크·디지피아·아리온테크놀로지·이엠테크닉스·케드콤·태영텔스타·텔리테크·프리샛코리아 등 10여개 업체가 무료위성방송채널을 수신할 수 있는 보급형 제품을 대거 선보인다. 관련 부가장비에 대한 관심을 의식해 솔라샛닷컴은 위성안테나도 내놓는다.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고선명(HD)급 화질로 수신해주는 세트톱박스도 대거 눈에 띈다. 디지털방송을 수신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장비가 바로 디지털방송 수신용 세트톱박스다.
현재 출시된 디지털TV의 95% 이상은 세트톱박스가 없는 분리형 모델로 디지털방송을 즐기기 위해선 지상파 방송신호를 수신해 디지털TV에 방송신호를 공급해 줄 수신용 세트톱박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HD급 지상파 디지털 방송용 세트톱박스도 이번 전시회의 주요 출품작 중 하나로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윈텍·매크로영상기술 등은 삼성전자·LG전자 등이 선보인 90만∼100만원대 고가제품에 맞서 보급형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형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TV로 인터넷을 한다’는 모토로 세간의 주목을 끌었던 인터넷TV 업체들도 모습을 보였다. 티컴넷은 포스트PC관에, 윌서치와 맨앤텍은 별도 부스로 각사의 인터넷 세트톱박스를 선보였다.
◇첨단 백색가전=냉장고·세탁기·전자레인지·김치냉장고 등 아날로그 가전제품의 대명사인 백색가전분야에도 디지털 바람에 거세게 불고 있다.
이번 2001 한국전자전에는 무선 원격제어 기술을 바탕으로 인터넷이나 휴대폰을 통해 집 안팎에서 가전제품을 조작할 수 있는 미래형 디지털 백색가전이 대거 출품, 눈길을 끈다.
인터넷 냉장고를 비롯해 인터넷 터보드럼 세탁기, 인터넷 전자레인지, 인터넷 김치냉장고 등이 바로 그것으로 이들 인터넷 백색가전은 미래 주부들의 생활패턴을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도 이번 전시회에는 냉장고의 기능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디지털 LCD표시창으로 사용의 편의성을 높인 양문여닫이형 냉장고와 무선인터넷단말기로 언제 어디서나 집안의 세탁기를 조작할 수 있고 세탁시간·코스조정 등 각종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무선 원격제어 세탁기, 디자인을 대폭 개선한 인테리어 전자레인지 등 새로운 백색가전제품들이 모두 출품된다.
◇기타 틈새상품=디지털녹음기는 틈새상품으로 주목받는 대표적인 제품. 세닉스디지컴·덱트론·사파미디어·다이아소닉테크놀로지·퍼스널텔레콤 등 5∼6개 업체가 편리한 기능과 효율성을 무기로 한 디지털녹음기로 테이프형 녹음기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톡톡튀는 아이디어와 발빠른 기술을 접목해 독특한 콘셉트의 제품으로 승부를 거는 기업도 발견된다. 엔터기술은 마이크 모양으로 생겨 휴대가 간편한 노래반주기로, 마르시스는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사진을 인터넷을 통해 수시로 다운해 액자로 보여주는 ‘디지털픽처프레임(Digital Picture Frame)’으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정용 제품뿐 아니라 자동차용 제품도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었다. 청람디지탈·애드엔지니어링은 차량용 디지털 앰프를, 모토조이·대성하이테크전자는 자동차용 MP3플레이어를, 미래에이브이는 자동차용 CD플레이어를 들고 나온다.
멀티미디어 제품에 비해 출품업체수는 적지만 간간이 일반 생활가전제품도 눈에 띈다. 나이스커피시스템은 최근 입맛이 서구화되면서 원두커피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원두커피 전문점이 대거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업소용 커피머신을 선보였다.
높시스전자는 전기마사지기·토스터·믹서 등을 선보였고, 베이시스텍은 진공청소기와 믹서기를 내놓았다. 청풍과 재원조이스는 공기청정기를, 에스케이티상사는 전기온풍기를 선보이고 지인텍은 비염전문 코세정기 코크린을 내놓는다.
홈오토메이션 장비업체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코맥스·태산전자·텍스타 등은 디지털도어폰 등 각종 홈오토메이션시스템을 선보이고 코콤은 디지털카메라를 내놓고 있다.
한편 어느 해나 마찬가지로 약방의 감초와 같은 액세서리형 제품들이 소규모 부스들을 대거 점유하고 관람객의 호주머니를 공략하고 있다.
가정용 및 차량용 핸즈프리와 헤드세트 등이 그것. 알파테크·경진일렉트론·신와·삼경전자·삼신이노텍·서원케이텍크·월드일렉트론 등 핸즈프리 업체들은 가정용 혹은 차량용 제품을, 우미마이크로웨이브·지텍·니오스 등은 무선헤드폰·무선이어폰·무선마이크 등을 출품한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