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기념사업회(회장 박종국)와 한국글꼴개발연구원(원장 박병천)은 9일 한글날을 맞아 세종문화회관에서 ‘한글 글꼴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선 한글 글꼴 개발실태와 글꼴 개발의 문제점에 관해 전문가들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이날 세미나의 주요 발표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편집자
◇중국 조선족 한글 글꼴 개발 실태와 전망(박병천 인천교대 교수)=중국 정부는 소수민족의 문자보호 정책을 적극 펼쳐 한글 글꼴 개발을 장려해왔다.
조선족의 글꼴 개발 실태를 연도별로 보면 80년대 중반부터 글꼴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는데 초창기에는 24×24 규격의 선명도가 낮은 명조체 유형의 점폰트 문자가 중점적으로 개발됐다. 90년대 초반에는 옌볜신화인쇄공장과 옌볜전자정보쎈터가 공동으로 조선말인쇄새글씨체 10종을 개발해 사용했다.
90년대 후반 들어선 화광그룹 산하 화광그룹조배연구소에서 ‘화광PS조선문자고’라는 글꼴개발 사업을 추진, 옌볜전자정보쎈터·옌볜텔레비전신문사·옌볜신화인쇄공장의 협조아래 모두18종 서체를 개발했다. 하지만 한국 글꼴과 대단히 유사한 점이 발견된다.
한글 글꼴 개발 활성화를 위해선 우선 한글폰트 서체에 대한 용어의 통일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한국·조선족·북한·재미 및 재일동포들간 글꼴개발에 관한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특색있는 글꼴을 서로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한글 글꼴 개발에 대한 국제적 저작권 보호제도도 확립되어야 한다. 현재 중국 화광 폰트나 옌볜조선문인쇄자체공작실 폰트와 한국 폰트와의 유사성 문제는 민감한 사항이다.
◇출판매체에서 한글 글꼴 개발의 미래와 연구(이기성 계원조형예술대 교수)=한글 글꼴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점들이 해결되어야 한다.
우선 외래어 표기용 한글 폰트의 개발이 시급하다. 한글 문장내에 나타나는 외래어를 대체할 외래어 표기용 한글 폰트 개발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현재 교육부의 초등학생용 교과서에서 이를 일부 시도하고 있지만 글꼴이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다.
또한 납 공해를 없앤 인간 친화적 활자의 개발도 이뤄져야 한다.
화면용 폰트, 특히 전자책용 고품위 스크린폰트의 개발 문제도 시급한 과제다. 종이용 한글 폰트를 화면용 한글 폰트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자기 시력에 맞지 않는 안경을 쓰는 것과 같다.
출판사나 신문사들이 고품위 고유의 한글 글꼴을 개발하는 것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정리=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