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역무용 통신설비사업을 잡아라"

 올해 최대 규모의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로 총 76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경부고속철도 역무용 설비 구축사업이 최종 수행업체 선정을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이사장 채영석)이 9일 사전심사(PQ)를 통과한 5개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사업제안서를 접수받은 결과 한전KDN-현대정보기술·이스텔시스템즈-포스콘·LG전자-LGEDS시스템-LG기공·삼성전자-LG히다찌·쌍용정보통신-한국통신 등 5개 컨소시엄 모두가 입찰에 참가했다.

 이번에 추진되는 고속철도 역무용 통신설비 구축사업은 향후 3년간 총 76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경부고속철도의 서울-대구 노선에 각종 역무용 통신설비를 설치, 운영하는 사업으로 운행정보·여객안내·여행정보시스템 등이 포함된다.

 특히 이번 고속철도사업은 올들어 국내 SI 및 네트워크통합(NI) 시장이 극심한 프로젝트 기근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발주된 사상 최대 규모의 정보시스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수주경쟁이 예상된다.

 ◇주요 변수=이번에 참가하는 5개 컨소시엄들은 이미 제안 요청 대상자 선정을 위한 사전심사를 통과한 만큼 기술보다 가격이 최종 사업자 선정에 많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고속철도 운행을 위한 역무용 통신설비를 구축하는 이번 프로젝트의 특성상 전체 사업비에서 네트워크 설비와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따라 5개 컨소시엄들은 “기준 미달의 장비를 내세워 전체 가격을 대폭 낮추거나 덤핑 입찰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상대 컨소시엄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공단 측 관계자는 “사전심사는 인력 및 재무상태 등 참가 컨소시엄의 프로젝트 수행 능력에 대한 개괄적인 평가에 불과한 만큼 기술(70)과 가격(20), 그리고 계약조건(10) 등을 세부적으로 평가하는 최종 사업자 선정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전망=그동안 고속철도 통신설비사업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삼성전자-LG히다찌 컨소시엄이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점은 참가 업체들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또한 이번에 도입하는 역무용 통신설비가 앞으로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현재 LGEDS가 수행 중인 고속철도 통합정보시스템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LG전자-LGEDS시스템-LG기공 컨소시엄의 우세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이 이번 최종 사업자 선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후발 컨소시엄들의 막판 뒤집기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SI업계 관계자들은 “700억원에 달하는 사업 규모에 비해 실제 SW 개발 분야는 여행정보·통신망운용센터·고속철도운행정보시스템 등 일부에 불과하지만 최근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는 SI업체들 대부분이 프로젝트 규모가 큰 지하철·철도 분야의 통신설비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수주 결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고속철도공단은 이달 말까지 5개 컨소시엄이 제출한 사업제안서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다음달 초 사업 본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