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 Music]색다른 3인조 연주그룹 `잭팟`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비제의 ‘카르멘’, 베토벤의 ‘운명’.

 우리에게 익숙한 클래식 음악이지만 다양한 리듬의 록 음악에 익숙해진 신세대 취향하곤 다소 거리감이 없지 않다. 이러한 곡에 록의 요소를 첨가해 재편곡한다면.

 신세대는 물론 클래식에 익숙한 마니아도 클래식과 전혀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마침 3인조 연주그룹 ‘잭팟’이 이러한 클래식을 록 사운드로 재구성한 데뷔작 ‘잭팟’ 앨범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잭팟은 보컬 위주의 음반시장에는 드문 연주음반인데다 김경호밴드의 리드기타를 맡고 있는 박창곤, 부활의 베이스연주자 서재혁, 키보드연주자 타키 등 내로라하는 뮤지션들로 구성돼 있어 범상치 않다.

 타이틀곡인 ‘스위트 멜로디’는 바흐의 ‘부레에’서 멜로디를 따왔으며 앨범에서 유일하게 보컬이 들어 있는 곡이다.

 앨범의 첫곡인 ‘투비 오어 낫투비’는 베토벤의 ‘운명’을 남미의 삼바 리듬으로 재창조했다. 아프리칸 사운드로 시작되는가 싶더니 오케스트레이션이 가미되고 화려한 전자기타와 어쿠스틱기타가 대화를 하듯 주고 받는다. 그 구성이 가히 일품이다.

 클래식의 장중함과 삼바의 율동감이 어우러져 듣는 이에게 묘한 음악적 감동을 선사한다.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레게 리듬으로 담아낸 ‘선셋 온 어 비치’를 비롯해 모차르트의 교향곡 40번을 하우스 리듬으로 다시 꾸며낸 ‘스트리킹’, 브람스의 자장가를 세미재즈 느낌으로 바꾼 ‘더 데이 오브 드리밍’은 클래식과 록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준다. 모차르트의 40번곡을 테크노 리듬으로 풀어낸 또다른 ‘스트리킹’을 듣고 있노라면 우리 대중음악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곡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자신감과 감탄을 불러 일으킬만하다.

 클래식을 다양한 장르로 재해석한 곡들도 수록됐다.

 쇼팽의 ‘녹턴’을 베이스만으로 연주한 ‘녹턴’, 같은 녹턴의 기본 코드진행에 멜로디를 재해석한 ‘굿바이 초핀’ 등이 대표적이다.

 이 앨범은 록 음악의 가미로 재탄생했지만 원곡의 장대함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감각적인 맛과 멋을 진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가치가 돋보인다.

 다양한 소스가 버무러지면서도 혼란스럽지 않은, 그야말로 맛있는 음악을 만들어 냈다. 비결은 유명 클래식 선율에 라틴과 테크노, 하드록의 리듬이 첨가되고 그 위에 바로크와 스페니시는 물론 간드러진 어쿠스틱 기타연주의 어우러짐이 아닐까.

 잭팟의 비주얼스텝 또한 화려하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김상민 미술감독이 앨범의 첫곡 ‘투비 오어 낫투비’를 듣고 난 후 얻은 영감을 토대로 구체화한 불, 물, 그리고 자연의 이미지가 커버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바네사 메이 등 클래식 연주자들은 팝의 요소를 차용해 성공을 거뒀다. 잭팟의 등장으로 클래식을 이용한 전문 연주자들의 새로운 음악장르가 대중에게 얼마나 어필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