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란 게 하면 할수록 어렵습니다. 너무나 감성적이어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경우가 많아요. 고객사에 ‘이렇게 가야 한다’ ‘이게 맞다’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기가 힘들지요.”
쥬피터프로젝트(http://www.jupiter21c.com)의 임병남 사장(45)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바로 이 점이다. 근거를 제시하는 것. 이 디자인이 저 디자인보다 나은 이유를 납득하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 바로 그만의 노하우가 있다.
그는 산업디자인 전문업체 사장들 중에서 맏형에 속한다. 임 사장은 성균관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미국 아트센터 오브 칼리지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배웠으며 미국의 파워스 디자인 인터내셔널과 일본의 디자인클럽 인터내셔널에서 디자인 실무를 경험했다.
돌계단을 오르듯 차근차근 밟아온 경력에서도 알 수 있듯 그의 디자인에서는 구조를 중시하는 묵직함이 강하게 느껴진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노련하고 치밀한 스타일리스트로 평가받는다.
정수기 업체인 웅진코웨이가 대표적인 사례. 디자인 전략경영에 파트너사로 참여해 제품아이덴티티 구축작업을 진행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 한국타이어의 블랙버드 타이어, 대우중공업의 인천역 디자인, 브라콤의 지문인식기, 한국컴퓨터의 PC케이스, 삼성전자의 PC카메라, 윌텍정보통신의 문자터미널, 에센시아의 칫솔살균기 등도 쥬피터의 작품이다.
“어떤 제품을 디자인해도 항상 묵직해 보인다는 게 저희의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아마도 사장 스타일을 따라가나 보죠. 쓸데없는 장식을 배제한 베이식(basic)을 추구합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