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60도 이상의 온도에서 자라는 희귀 공생 미생물인 ‘심비오박테리움 퇴비(Symbiobacterium toebii)’의 게놈구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해석됐다.
국가지정연구실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생물촉매기술실험실(연구책임자 성문희 박사)은 바이오벤처기업인 바이오리더스, 일본 다카라슈조사의 자회사인 드래곤게노믹스사와 공동으로 ‘심비오박테리움 퇴비’의 염기배열상태 350만개를 해석했다고 9일 발표했다.
심비오박테리움 퇴비는 연구진이 지난해 우리나라 공주지역의 퇴비에서 다른 미생물로부터 생육증식인자를 제공받아 살아가는 희귀 공생 미생물을 세계 처음 분리하는 데 성공, 최초 발견자의 의견에 따라 학명을 ‘심비오박테리움 퇴비’로 붙이게 된 것이다.
연구는 생명연이 주관하고 바이오리더스사가 ‘심비오박테리움 퇴비’의 순수 게놈을 대량 분리하고, 일본 드래곤게노믹사가 게놈의 해석을 맡아 이루어졌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심비오박테리움 퇴비에는 350만개의 염기쌍과 3500개의 유전자가 존재하고, 총 유전자의 50% 정도가 기존에 알려진 미생물 유전자와 전혀 상동성이 없는 신규 유전자로 판명됐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심비오박테리움 퇴비가 기존에 알려진 미생물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연구진은 이 가운데 기능이 규명된 유전자들이 열에 안정적인 내열성 효소분야인 단백질 분해효소, 지질분해효소, DNA 중합효소 등의 생산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능이 알려지지 않은 신규 유전자들은 기능해석을 통해 새로운 내열성 효소 유전자 자원으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현재 ‘심비오박테리움 퇴비’가 산업적으로 매우 유용하다는 판단에 따라 전체 유전자의 클로닝을 통한 게놈 라이브러리 키트를 개발 중이다.
성문희 박사는 “이같은 미생물 프로젝트는 인간 게놈프로젝트보다 적은 비용으로 큰 성과를 도출할 수 있어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도 국가전략과제로 수행하고 있다”며 “그동안 분리된 미생물은 단독 생존이 가능한 경우였으나 공생 미생물로의 분리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