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라인포털 설립, 왜 늦어지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말부터 공동 추진해왔던 에어라인 포털사업이 투자처 미선정과 최근의 시장상황 악화까지 겹치면서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9일 에어라인포털 추진 관계자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 1월 상호간의 사업의향서(LOI) 교환 이후 정식적인 합의안을 아직 작성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분투자에 있어서도 양사 각각 30% 미만의 출자계획 만을 세워놓은 채 나머지 40% 정도를 투자할 투자처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온라인 항공권 예약서비스와 호텔 및 렌터카 등 부대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추진되던 양사의 에어라인 포털사업은 내년 1월 법인 설립, 6월 상용화 서비스라는 당초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대고객 편의성과 합리적 서비스 제공을 위해 준비중이던 양사 e비즈니스 사업의 사실상 연기로 받아들여진다.

 올 3월 가동된 양사의 공동 태스크포스(TF)팀은 지난 달로 예정했던 미국의 여행 포털사이트 ‘오비츠’의 시스템 커스터 마이징 작업착수를 연기했고 이로 인해 시스템 도입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15∼20% 내외의 지분을 확보할 것이라던 오비츠도 투자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 투자를 검토해왔던 해외 각 항공사 등 관련업체들이 온라인 사업의 불투명성을 이유로 선뜻 투자의사를 밝히고 있지 않아 사업지연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미국테러 및 보복전쟁이 발발하면서 양사의 수익성 악화가 정상적인 사업화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실제로 양대 항공사는 미국사태 이후 적자운행이 계속되고 있으며 자칫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폭등 등에 따른 큰 피해가 예상된다.

 다른 항공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포털사업이 오비츠를 제외하곤 그다지 진척상황이 없는 점도 사업 추진을 가로막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아시아와 유럽의 각 항공사가 추진중인 ‘ZYZI’ ‘OPODO’ 등 포털사업은 현재 사이트 오픈만을 해놓은 채 정작 서비스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사는 200억원 내외의 초기 자본금이 드는 이번 사업의 연기를 신중히 검토중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부터 이 사업을 위해 300억원의 예산을 별도 책정한 상태지만 향후 경기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사이버마케팅팀 관계자는 “지난달 미 테러사태 이후 전반적인 사업방향을 재정리 중”이라며 “내년 초 법인 설립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아시아나 역시 “현재 해외 항공사들의 참여 여부와 상품제공 프로바이더를 검토하는 단계”라면서도 “비록 온라인 사업이 대세임은 분명하지만 경제상황이 악화된다면 계획대로 추진키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