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개발 코드명의 숨은 뜻은....

 ‘키스톤, 스타캣, 레가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암호처럼 들리는 이 단어들은 모두 유력 서버업체 3사가 최근 국내시장에 발표했거나 발표할 예정인 유닉스 서버 신제품의 코드명이다.

 서버업체들은 새로운 제품의 개발에 들어가면서 먼저 코드명을 붙이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코드명은 일반인의 생각과는 달리 오히려 제품과 무관한 이미지의 단어가 쓰이는데 이는 대외적으로 제품을 홍보한다기보다 회사 내부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코드명은 개발 초기에는 외부에 자세히 공개되지 않지만 제품 발표시점이 다가오면 대부분 미리 공개된다.

 ‘키스톤’은 한국HP(대표 최준근)가 지난달 19일 발표한 유닉스 서버 ‘rp8400’의 코드명이다. 키스톤은 미국의 한 지방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HP가 코드명을 지명에서 따온 것은 지난해 출시된 고성능 서버 ‘슈퍼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슈퍼돔은 애리조나주의 큰 바위 이름인 ‘하프돔’에서 유래한 것으로 처음에는 하프돔으로 명명됐다가 이후 슈퍼돔으로 바뀌었다. 슈퍼돔은 현재 제품명으로도 쓰이고 있다.

 다음달 중순 출시 예정인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대표 이상헌)의 고성능 서버 ‘스타파이어15000’의 코드명은 ‘스타캣’이다. 스타캣은 이전 모델인 ‘선엔터프라이즈10000’의 코드명인 ‘스타파이어’의 연장선상에서 명명됐다.

 썬은 스타캣과는 별도로 제품 개발 프로젝트는 ‘비발디’로 이름붙였다. 비발디는 썬이 울트라스팍Ⅲ 프로세서, 솔라리스8 운용체계, 썬시스템으로 새로운 인터넷시대를 열고자 지난해말부터 추진한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썬은 르네상스와 연관된 ‘다빈치’를 지난 4월 발표한 중형서버 ‘스타파이어(코드명 세렌게티)’ 개발 프로젝트에 쓰기도 했다. ‘세렌게티’는 아프리카 케냐와 탄자니아 사이에 있는 야생동물원으로 이 제품에 쓰인 프로세서는 ‘치타’로 명명됐다.

 ‘레가타’는 한국IBM이 오는 16일 발표할 예정인 고성능 서버 ‘p690’의 코드명이다. 보트, 혹은 요트 경기를 뜻하는 레가타는 신제품 홍보 포스터에도 관련 이미지가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IBM은 2004년 개발을 목표로 도마뱀(lizard)의 영리함을 연상시키는 ‘이리자(e-liza)’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