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스마트카드 도입·활용에 선도적으로 나선다.
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보통신부·행정자치부·조달청 등 주요 기관들은 각종 시범사업을 통해 스마트카드 자체 도입을 확대하거나, 행망용 PC 대규모 입찰에 스마트카드 단말기를 선택사양으로 제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이다.
정통부는 내부 직원들의 PC 암호관리와 근태관리·전자서명 용도로 최대 2000대 가량의 스마트카드 단말기를 도입키로 하고 이를 내년도 시범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정통부는 행정부처 가운데 선도적인 활용사례를 발굴, 스마트카드의 확산을 유도해 나갈 계획이며 내년도 시범사업에는 본청 500여명과 체신청 1500여명이 1차 보급대상이다. 이를 통해 우체국·한국통신 등 광범위한 유관 기관·기업체들에도 단계적인 확산을 독려하기로 했다.
행정자치부는 행망용 PC 조달계획에 스마트카드를 일단 선택사양으로 제시한 뒤, 활용도가 성숙할 경우 아예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특히 전자정부사업의 주무부처인 행자부는 향후 필수적으로 적용될 전자서명 관인의 저장매체로 스마트카드를 전면 채택키로 했다.
이를 위해 행자부 산하 정부전산관리소는 최근 전자관인 탑재용 스마트카드 규격 표준화를 오는 11월까지 완료한 뒤, 원·부·처·청 등 중앙기관과 지방자치단체들에 2003년까지 단계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전체 보급 대상은 4만여개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 이후에는 공무원증을 스마트카드로 대체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조달청은 오는 23일 900억원에 상당하는 행망용 PC 조달입찰을 실시하면서, 공공조달로는 처음 스마트카드 단말기 선택사양을 제시할 예정이다. 조달청은 입찰계약과 함께 수요기관들의 요구가 들어올 경우 스마트카드 단말기 도입을 최대한 반영키로 했다. 조달청 관계자는 “전체 행망용 PC 조달물량 가운데 많게는 30% 정도가 스마트카드 단말기를 요구할 것으로 예측한다”면서 “공공부문의 활용기반이 확대되면 발주물량은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의 경우 총 2000억원의 예산에 25만대의 PC가 행망용으로 신규 보급될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연간 7만5000대에 달하는 스마트카드 단말기가 공공부문에 도입되는 셈이다.
정부부처들의 이같은 계획은 스마트카드가 대용량 애플리케이션을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매체로 최근 도입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데다, 산업적 파급력 등을 감안할때 시장활성화의 촉매제 역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기관들의 선도적인 움직임은 전자화폐·로열티카드 등 민간부문의 자생적인 시장조성 분위기와 함께 스마트카드 시장에 새로운 수요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