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기업들의 실적에 눈을 돌릴 때다.’
전쟁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시장은 전쟁 변수보다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9일(이하 현지시각)부터 본격적으로 시작,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따라 국내 유사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연동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9일 발표되는 모토로라의 분기 실적은 다시 한번 국내 반도체주에 큰 변수가 될 수 있고 10일 예정돼 있는 야후의 실적에 따라 국내 인터넷주들의 희비도 크게 엇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정수 신한증권 책임연구원은 “전쟁에 따른 증권시장의 영향이 당초 예상처럼 크지 않아 당분간은 미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증시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이 호재성 재료가 되든 악재로 작용하든 국내 관련주들의 주가에도 큰 변화가 있을 수 있어 기업들의 실적 발표 일정을 꼼꼼히 따져보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단 증시전문가들은 미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국내 증시에 청신호가 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7월, 2분기 실적이 공개되는 동안 미국 증시는 물론 국내 시장도 지리한 약세장을 경험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4분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연일 계속되는 실적 악화 발표 앞에서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했다. 더구나 현재 상황은 전쟁이라는 불안 요인에다 미국의 마이너스 성장까지 기정사실화되는 등 불확실성이 더욱 증폭돼 있어 3분기 실적에 대한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주이환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그간 발표된 여러 경기지표를 고려할 때 주요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서도 주가 상승요인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4분기 실적 회복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어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던 7월과 같은 지리한 약세장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미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주가 상승요인이 되기는 힘들어도 관련주들의 폭락을 야기할 만한 큰 쇼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적이나 경영상에 큰 변화가 있는 기업들의 경우 이미 예비실적 발표(Pre Announcement)를 통해 의무적으로 3분기 실적을 공개한 만큼 큰 충격이 재발하지는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