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 종목이 4분기 정보기술(IT)주를 이끌어갈 전망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주가 경기회복의 지연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통신서비스주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통신서비스주는 지난달 11일 테러발생후 여타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하락장을 방어하는 등 외부충격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테러쇼크와 보복전쟁의 충격에도 내성이 강한 통신서비스주의 경기방어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서비스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해외 통신서비스주의 주가흐름이 양호하고 이번달 일본에서 시작한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미국 테러사건에 국내증시가 과민하게 반응한 탓에 국내 통신서비스주가 해외 통신서비스주보다 상승폭이 작았다는 점에서 통신서비스주의 추가상승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 NTT도코모의 경우 미국 테러사건 발발시점부터 지난주말까지 무려 41.9%의 주가상승률을 보였다. 미국의 스프린트PCS는 28.1% 상승, 테러장을 무색케했다. 영국의 보다폰도 이 기간 25.8% 상승했다.
이에 비해 국내 통신서비스주의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국내 통신서비스 가운데 이 기간 가장 상승폭이 컸던 SK텔레콤이 9.7% 상승에 그쳤고 KTF는 오히려 5.0%나 하락했다.
양종인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테러장세가 마무리되면서 국내 통신서비스주와 세계 통신서비스주간 이격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통신서비스주의 추가적인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IMT2000에 대한 기대도 크다. 일본 NTT도코모가 지난 1일부터 3세대(3G)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시작, 통신서비스주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IMT2000은 과다한 주파수경매대금으로 통신서비스업체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에 지난 4월부터 통신서비스주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이번 일본의 IMT2000 서비스 시작으로 통신서비스주는 그동안의 악재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NTT도코모가 3G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주가상승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통신서비스주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전세계 통신서비스주 하락이 유럽에서 촉발됐다면 반등은 일본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통신서비스주는 전반적인 IT경기 불황에도 불구, 실적개선을 이어가며 실적호전주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외 증시가 이번 미국의 보복전쟁으로 테러쇼크에서 벗어나 펀더멘털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공산이 커지면서 통신서비스주의 실적개선이 돋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팔방미인’ 통신서비스주가 4분기 IT주를 이끌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동준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IT경기 회복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통신서비스주가 IT주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며 “통신서비스주가 4분기 동안 IT주의 추가하락을 저지한다면 내년 1분기부터 IT주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