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9년 말 세계 전지 시장 규모는 약 360억달러에 이르렀으며 이 중 1차 전지가 3분의 1을 차지했다. 더구나 관련 업체들이 활발하게 첨단 재충전 전지를 개발해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차 전지의 수익성이 훨씬 더 높다. 또 재충전 전지가 1차 전지 시장을 잠식하고 있지만 1차 전지가 당분간 각종 휴대형 전자제품의 전원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알칼라인 망간전지는 성능이 우수해 미국·일본·유럽에서 탄소-아연전지를 제치고 휴대폰·카메라 플래시·무선호출기·휴대형 게임기 등의 부문에서 확고한 기반을 다졌다. 탄소-아연전지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중국이 최대 탄소-아연 생산국으로 연간 60억개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99년 1차 리튬전지의 생산량은 연간 20억여개였으며 이 중 75%가 동전 모양의 소형전지였다. 1차 리튬전지가 손목시계·계산기와 다른 소형 전자제품 시장에서 아연음극전지를 많이 대체했지만 이는 3볼트의 전압을 필요로 하는 전자제품에는 적합하지 않고 가격이 비싸 시장 확대가 어려워지고 있다.
1차 리튬전지의 수익성과 성장세가 아직 있는 수요처는 의료기기부문이다. 한편 1차 리튬전지의 자체 방전비율이 낮아지고 재충전 전지의 사용이 확대됨에 따라 전지의 현지시장 생산 필요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런 추세로 인해 전지의 수입이 늘어나는 반면 현지생산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재충전 전지인 니카드전지의 지난해 생산량은 약 18억달러였으나 환경오염문제와 전력용량 미달로 인해 생산이 계속 감소 추세에 있다. 고성능 전자제품부문에서는 니켈 금속 수소화물전지와 리튬이온전지에 시장을 내주고 있고 일반소비자용부문에서는 성능이 향상된 1차 전지의 경쟁을 맞고 있다. 또 니카드전지는 무선 전동연장에서 많이 채택하고 있으나 앞으로 고에너지 니켈 금속 수소화물전지와 재충전 리튬전지의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지난 99년 니켈 금속 수소화물전지의 세계 생산량은 9억개였다. 그러나 이 전지는 캠코더·컴퓨터·통신기기·PDA 및 카메라 시장에서 재충전 리튬전지의 강력한 도전을 받아 앞으로 몇 년 안에 생산이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밀도 에너지의 새로운 전지에서는 품질관리가 매우 중요한 과제다. 고밀도 에너지 전지는 누전되면 발열하고 밖으로 새어나올 가능성이 높다. 또 전압이 높은 전지는 장기적으로는 이점이 있지만 단기적으로 볼 때는 이를 채택하는 제품의 디자인을 바꿔야 하는 부담이 있다. 성능이 향상된 새로운 전지를 어떤 제품에 채택하려면 그 제품을 개발하는 단계에서부터 이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전자제품업체와 전지업체가 긴밀히 협조하면 서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90년 처음 발표된 이후 리튬이온전지 시장은 눈부신 성장을 이룩해 지난 99년 생산량이 4억7000만개에 이르렀다. 이 중 약 50%가 휴대폰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충전 리튬이온전지의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해 전지업체들은 생산시설을 확장했다. 지난해 일본의 재충전 리튬이온전지 생산능력은 9억개에 이르렀다. 대부분의 재충전 전지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시장과 의료기기·통신기기 등 전문 분야 전지 시장에서 판매된다.
휴대형 재충전 전지는 단위 에너지 효율이 1차 전지보다 훨씬 높고 고에너지 전자제품에 적합하며 휴대형 전자제품업체들이 재충전 전지를 채택할 수 있도록 제품을 디자인하는 등의 이유로 1차 전지보다 성장속도가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새로운 재충전 전지는 성능이 우수하고 유연성이 높아 새로운 전자제품의 개발을 촉진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