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곡이 아닌 원곡을, 모조품이 아닌 명품을!’
가을 음반시장에서 신보경쟁이 불꽃을 튀길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이색 편집앨범 및 마케팅으로 시선을 끄는 인터넷 음악방송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최근 표절의혹이 있는 가요들의 팝 원곡을 모은 편집앨범을 발매한 나인포유(http://www.nine4u.com). 음반 제목도 ‘원곡’을 의미하는 ‘The Original’이다.
올 10∼11월께 출시를 앞둔 음반은 무려 20여종. 참신한 소재와 아이디어를 앞세운 음반사들의 마케팅 전쟁이 일어날 법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 이 음반은 기획의도부터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네티즌들이 발굴한 수많은 표절의혹곡(?)들 중 기획단계에서 30여곡을 추리고 다시 14곡을 엄선해 실었다. 올한해 동안 각종 테마로 가요들을 모아놓은 편집앨범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이처럼 ‘튀는’ 컴필레이션 음반은 처음이라는 것이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수록곡들의 면면도 다채롭다. 섀기의 ‘Oh Carolina’는 6년 전 룰라의 ‘날개잃은 천사’ 표절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덩달아 유명세를 탔던 곡.
신화의 ‘TOP’는 라크로스의 ‘Save Me’를, 김경호의 데뷔곡 ‘마지막 기도’는 게리 무어의 ‘Still Got the Blues’ 등과 연결된다.
원곡과 표절곡의 짝짓기가 석연치 않은 사람은 직접 음악을 비교해서 들어보는 것도 새로운 즐거움이다.
특이한 음반 콘셉트처럼 마케팅 기법도 이에 못지않다. 음반 발매 기념으로 구치·루이비통·샤넬 핸드백 등 명품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것.
표절곡이 아닌 원곡 제공에 걸맞게 경품도 싸구려 모조품이 아닌 고가 브랜드 진품을 안겨준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명품 브랜드 경품 제공에 대해 일각에서는 “일부 계층의 명품 선호심리를 이용한 상술”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제작사 나인포유는 “음반의 주 소비계층인 20대 여성에게 정확히 타깃을 맞춘 적절한 마케팅”이라고 설명한다.
이 회사의 독특한 마케팅 전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명품 브랜드 제공과 함께 일명 ‘바이러스 마케팅’을 펼치는 것.
이는 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20대 신세대층을 겨냥해 컴퓨터상에서 마치 바이러스에 걸린 것처럼 광고성 e메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단기간에 전파하는 방법이다.
후발 음반업체들의 적극적인 이색 마케팅 전략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지켜볼 일이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