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현대차그룹 가족으로 공식 재출범한 현대카드(대표 이계안)의 본격적인 행보가 비상한 관심거리다. 본지 10월 10일자 12면 참조
지난 8월 말 현대캐피탈이 다이너스카드 인수를 공식화한 뒤 불과 한달여 만에 사옥 이전과 조직개편을 우선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카드사업을 향한 공격적인 태세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당장 신용카드사업을 책임질 당사자인 현대카드는 물론이고 그룹의 모기업인 현대자동차도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위한 의지가 남다르다.
현재로서는 내년 3월부터 본격적인 발급에 들어간다는 게 내부 계획이다. 상용발급을 6개월 가량 남겨둔 지금 현대카드가 그리고 있는 신용카드사업의 상은 ‘자동차 종합카드’다. 구매를 위한 할부금융서비스에서 정비·보험 등에 이르기까지 자동차의 라이프 사이클을 모두 포함시키는 운전자용 통합상품이다. 기아차를 포함해 잠재고객까지 합치면 총 1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는 자동차 고객이 초기시장 타깃인 셈이다.
현대카드는 아예 초기발급 카드부터 스마트카드를 전면 채택키로 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다양한 서비스를 저장할 수 있는 스마트카드를 택했다는 것은 처음부터 자동차 관련 서비스를 풍부하게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현대카드는 실무 준비작업에 주력하는 한편 자동차그룹 측에서도 지원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다음달 중 그룹 주도로 설립할 스마트카드 관련 솔루션 개발 전문업체가 단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자동차의 텔레매틱스와 결합, 스마트카드 단말기를 통해 운전자의 정비 이력을 관리해주는 사업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카드로 정확한 정비 이력관리가 가능해질 경우 현대 직영 정비소에 현대차 고객들을 모두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이른바 자동차 ‘애프터마켓’에서도 완성차의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게 된다. 카드를 통해 자동차그룹 내 사업의 시너지 효과도 노릴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자동차 종합카드의 구상이 마냥 순조롭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범용 신용카드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는 인적자원 확보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당면 문제다. 현대카드는 현재 업계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인력충원에 나서고 있지만 스카우트에 적지 않은 고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현대백화점의 100만 고객이 쏟아내는 연간 2조원 가까운 구매력도 안정적인 시장 진입을 위해 어떤 식으로든 또다른 ‘딜’이 필요한 대상이다. 주변에서는 이르면 내년 상용발급 전까지는 최소한 강력한 백화점 제휴카드 이상의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