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가전 세계시장서 `맹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각각 일본 업체를 제치고 전자레인지와 에어컨을 월드베스트 품목에 올려놓은 데 이어 삼성전자가 올해 세계 VCR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우리나라 가전산업의 위상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년 동안 주력 수출품목이면서도 시장점유율에서 일본 업체에 뒤져 만년 2위였던 VCR가 올해 일본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월드베스트 상품에 등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10일 밝혔다.

 삼성전자가 예상하는 올해 VCR 수출 물량은 1000만대로 세계 시장점유율 21%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는 그간 부동의 세계 1위 업체였던 일본 후나이보다 50∼100만대 많은 물량으로 연말쯤이면 삼성전자가 4000만대 규모로 추정되는 세계 VCR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지난해 주력 수출품목인 전자레인지 시장에서도 850만대를 판매, 점유율 24%로 역시 부동의 1위였던 일본의 샤프를 제치고 세계 1위 업체로 등극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세계 가정용 룸에어컨 시장에서 410만대를 판매해 일본의 마쓰시타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 올라섰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요 가전품목에서 부동의 1위였던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최근 미국과 유럽 의존도가 높은 일본 업체들과는 달리 수출 시장을 다변화함으로써 경기침체의 영향을 상당부분 흡수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일본 업체들이 기존 아날로그 가전사업을 대폭 축소하거나 철수하고 나선 데 반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맞아 디지털 가전사업에 주력하는 것과 함께 고부가가치의 아날로그 제품을 앞세워 틈새시장을 적극 개척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