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 피오리나 한국 방문때 무슨 얘기 오갈까.”
컴팩 합병과 테러사건으로 인해 방문일정을 늦춘 바 있는 미국 HP의 칼리 피오리나 회장이 15일부터 3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키로 함에 따라 무슨 얘기들이 오갈지에 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HP는 피오리나 회장의 이번 방한에 대해 ‘의례적인 방문’이라는 점을 들어 의미부여를 애써 축소하고는 있지만 이미 SK를 비롯해 삼성·코오롱·포스코·LG·KT·삼보 등 업체를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보통신부 장관을 예방하는 일정도 포함돼 있다. 물론 이번 방문은 중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의 기업측 강연자로 참석하기 위해 잠깐 들르는 형식이기는 하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주요 고객사와 협력사를 방문하게 되면 현재 진행중인 협력사항이나 앞으로의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쏟고 있다.
우선 SK와는 그동안 논의돼온 합작사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고 있다. HP와 SK는 5000만달러씩 투자해 1억달러 규모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 국내 무선통신 솔루션업체를 지원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업체 관계자들은 피오리나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합작사 설립논의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LG는 반도체와 모니터 등 현지부품 구매와 관련된 협력사 방문일정이기는 하지만 앞으로의 구매물량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PC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는 삼보컴퓨터 방문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보는 전체 수출물량의 30% 이상을 HP로부터 거둬들이고 있다. 포스코·KT는 HP의 고객사이며 코오롱은 이웅렬 회장과의 친분관계가 작용하고 있는데다 주요 리셀러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컴팩과의 합병과 관련한 얘기가 언급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부에서는 본사의 방침과 관련된 사항과 이후 지사들의 합병에 관한 논의사항이 언급될 것이라는 기대감 섞인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한국HP 관계자는 이에 대해 “칼리 피오리나의 이번 방문은 의례적인 지사방문에 지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합작사 설립 등 일부 사항에 대해서는 거론이 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