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감사원 감사 `비상`

 공공기술연구회와 산하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이 최근 감사원의 집중 감사로 비상이 걸렸다.

 11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을 대상으로 경영 전반에 관해 감사를 실시한 데 이어 이달부터 항공우주연구원·표준연구원·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너지연구원·해양연구원 등 7개 출연연을 대상으로 연구사업 수행 및 연봉제 실시 여부 등 5대 경영혁신 사항 등에 관해 집중 감사를 벌이고 있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지난해 감사를 받은 경제사회연구회 등 3개 연구회와 생명연구원 등 15개 연구기관에 대해 서면감사를 실시하고 있고, 또 이달 말부터 내달 10일까지 철도연·국무조정실 공공기술연구회와 다른 연구회 소관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일 예정이다.

 주로 대법원·헌법재판소 등을 감사하는 감사원 제4국의 차재명 제2과장을 비롯해 감사관 6명이 파견돼 실시하고 있는 이번 감사는 5대 경영혁신 추진 실적, 연월차수당 지급 기준 개선 등 3대 복리후생제도의 개선 여부, 올해 연구기관별 자체 경영혁신 추진계획 대비 실적 등을 중점 점검하고 있다.

 이번 감사에서는 특히 출연연이 경영혁신을 추진하며 과기 노조와 이면합의를 맺었는지의 여부 등을 파헤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노사 관계자들이 처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매년 감사원이 관례로 시행하는 연구사업 수행의 적정성 여부를 따져보는 연구부문 감사에서는 국가 R&D 수주 방식인 경쟁 및 수의계약에 따른 문제점과 부처계상 정책연구비 수주상의 문제점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 중이다. 또 기관의 전반적인 운영사항과 관련해서는 사업 계획 및 예산 집행의 적정성 여부, 퇴직금 중간 정산 및 이자율을 포함한 채무확정액 상환 정도, 임직원 연봉계약 및 지급 정도, 급여성 수당 지급 현황, 성과급 차등 실태 등을 감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밖에 출연연의 해외사무소 운영 실태, 부동산·차량 등 자산 보유 및 매각, 매각대금 사용실태 등도 이번 감사 대상에 올라 있다.

 항공우주연구원 이용재 검사역은 “이번 감사는 출연연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개선하자는 데 초점이 맞춰진 정책감사”라며 “회계 부분이나 징계 등과 관련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 관계자는 “경영혁신과 관련해 노사 이면합의 여부가 출연연에 새로운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도 있다”며 “감사원의 조치 강도에 따라 파장의 크기가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