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대표 신재철)의 메인프레임(z시리즈) 사업이 잇따른 악재를 맞고 있어 대응방안이 주목된다.
한국IBM은 지난 한주동안 올 하반기 금융권 최대 전산프로젝트로 꼽히던 외환은행과 흥국생명의 차세대시스템 사업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외환은행의 경우 아직 벤치마크테스트(BMT) 절차가 남아 있으나 사실상 유닉스시스템으로 굳어진 상태며 흥국생명은 유닉스 계열의 알파서버를 제안한 컴팩코리아를 선택했다.
이번 두 프로젝트는 하반기에 거의 유일한 대형 금융프로젝트였고 외환은행의 경우 10년, 흥국생명은 20년 넘게 IBM 메인프레임을 운영해왔다는 점에서 한국IBM의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한국IBM은 지난 상반기 z시리즈 사업의 호조에 따라 메인프레임 영업에 지속적으로 힘을 실어왔기에 이번 실패의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한 이번 사례는 한국IBM의 금융 SI사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IBM이 그간 z시리즈를 기반으로 금융권 SI사업에서 거의 독주를 해왔기 때문에 메인프레임이 금융권에서 매력을 잃고 있다는 사실은 이 회사 SI사업 전략 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전산실 관계자는 “IBM의 z시리즈가 오랫동안 금융권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지켜온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기술자들을 중심으로 메인프레임보다는 유닉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탈 메인프레임 현상으로 인한 z시리즈 사업 약화설에 대해 한국IBM은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는 않고 있다. 어차피 모든 전산프로젝트를 다 수주할 수 없으며 외환은행과 흥국생명처럼 잃는 사업이 있으면 새로 얻는 사업도 많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 z시리즈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대형시스템사업부 김태영 이사는 “z시리즈 사업은 지난 상반기에 전년대비 70%에 이르는 매출신장률을 기록했으며 3분기에도 그 이상의 신장률이 예상된다”며 “이번 사례가 전체 z시리즈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 SI사업에서 어느 정도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한국IBM 금융사업 관계자의 말처럼 이번 대형 프로젝트 수주 실패는 이 회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