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 매출액 기준 세계 최대 개인휴대단말기(PDA)업체로 부상한 컴팩컴퓨터에 PDA를 공급한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최근 컴팩컴퓨터와 주문자제조설계(ODM)방식으로 내년 중반께 PDA를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며 “컴팩의 주력 PDA제품을 교체하는 방식이어서 상당규모를 납품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컴팩은 지난 2분기 자사의 PDA인 아이팩을 전세계 시장에 대략 50만대를 판매, 매출액이 2억달러를 상회했으나, 반면 줄곧 매출액·판매대수에서 1위를 고수해온 팜사는 이 기간에 62만여대를 판매, 매출액이 1억4500만달러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컴팩은 그동안 대만으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PDA를 공급받아 왔으나 최근 PDA에 무선인터넷 등 이동통신기능이 중시되면서 이동통신분야에서 앞선 국내기업들을 대상으로 제조업체를 물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그동안 컴팩의 프리자리오 1700 시리즈 등 일부 노트북PC를 ODM방식으로 공급하는 등 컴팩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LG전자측은 “우리가 제시한 PDA규격을 컴팩이 받아들임으로써 계약이 성사됐다”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컴팩과 규격 및 가격 등을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가 내년 중반에 공급하게 되는 PDA는 무선통신 모뎀이 탈착식인 현재 모델과 달리, 아예 일체화된 모델로서 마이크로소프트의 포켓PC를 운용체계로 탑재한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서울 우면동 디지털미디어연구소 산하에 PDA개발팀을 신설했으며 제품생산은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PC사업부가 맡게 된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지난달 HP와 컴팩이 합병을 선언함으로써 이번 계약이 실질적인 성과물을 낼 것인지에 대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컴팩코리아는 이에 대해 “아직 본사로부터 이번 계약에 대한 어떠한 정보를 받지 못했다”면서도 “HP합병과는 별개로 기존에 체결했던 OEM이나 ODM 계약은 유효하다는 것이 기본입장”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 96년 핸드헬드PC인 모빌리안시리즈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한 바 있으나 고가에다가 포스트PC시장의 미성숙,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부재로 지난 98년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이로써 삼성전자·LG전자·삼보컴퓨터 등 국내 PC 빅3의 PDA시장 진출이 모두 가시화됐으며 삼성전자는 국내시장부터, 삼보컴퓨터는 일본 소텍사와의 ODM과 국내시장 모두를, LG전자는 ODM 위주로 사업을 진행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