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피플>연세대 황정남 교수

 최근 하드디스크 등 자기기록소자의 기록 용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 국내외의 이목을 끈 연세대 물리학과 황정남 교수(57).

 기존 하드디스크 제조공정을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기억 용량은 1.5∼4배 가량 증가시킬 수 있는 신기술로 학계 및 산업계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황 교수는 기존 수평기록방식 기술을 그대로 이용해 자성기록매체를 제조한 후 후처리공정에서 이온선을 추가로 조사하는 이온선 혼합법을 이용, 기록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하드디스크에 사용되는 코발트와 백금의 합성물질을 방사광가속기에 넣고 이온빔을 쬔 결과 순간적으로 액체상태가 됐다가 고체상태로 돌아왔는데 이 과정에서 원자당 부피가 팽창하면서 자성이 강해졌다”고 한다.

 이 기술은 하드디스크드라이브·광자기디스크드라이브·미니디스크드라이브·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 등 거의 모든 자기정보기록매체 생산에 활용할 수 있으며 자성기억장치(MRAM)와 같은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 개발에 응용이 가능해 관련 분야 국내 업체의 경쟁력 강화에 한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황 교수는 학·석·박사 과정을 모두 연세대에서 마친 국내파 나노기술 선구자로 과학기술부 지정 우수연구센터(SRC)인 초미세표면과학연구센터의 소장직을 맡고 있다. 이 센터는 지난 95년 5월 설립된 후 나노기술 관련 전문인력들이 협동연구를 수행하는 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또 황 교수는 지난달에 새로 문을 연 연세대 나노사업단을 맡아 생체의료용 나노소재 및 원자 분자 수준의 나노소자 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나노소자와 나노소재로 이원화된 나노사업단은 대학원 물리사업단과 이·공·의학 관련 분야가 참여하고 있다.

 황 교수는 “나노소자 분야는 원자 조작에 관한 기초연구를 핵심과제로 나노구조체와 분석기법, 신기능 나노소재 개발연구를, 나노소재 분야는 나노소재 개발 및 응용연구를 중심으로 나노입자 합성 신공정 개발, 생물적 합성 나노입자, DNA 유전자 발현 나노구조체 개발연구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우리나라 나노기술의 국제경쟁력에 크게 기여할 사업단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황 교수는 93년 이후 국제SCI 등재 논문 165편, 비SCI 등재 논문 81편을 비롯해 국제학술회의 82편, 국내학술회의 172편을 발표했으며 9건의 국내 특허도 등록해놓고 있다. 또 87년 한국물리학회 논문상, 90년 과학기술처 장관 연구개발상, 95년 한국물리학회 학술상, 95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우수논문상에 이어 지난 4월에는 한국과학재단이 선정하는 2000년 30대 우수연구성과로 선정되는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약력

 △74년 연세대 물리학 석사 △79년 연세대 물리학 박사 △79∼82년 동국대 물리학과 조교수 △85∼86년 몬타나주립대 초빙교수 △82년∼현재 연세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95년∼현재 연세대학교 초미세표면과학연구센터 소장 △97년∼현재 한국물리학회 부회장 △99년∼현재 한국진공학회 부회장 △한국재료학회 회원, 미국진공학회 회원, 미국재료학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