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호황기 본격 진입 브랜드 `백가쟁명`

 

 김치냉장고의 ‘백가쟁명’ 시대가 열리고 있다.

 만도공조가 지난 95년 김치냉장고 ‘딤채’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처음 선보인 이후 1∼2년의 시차를 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대우전자 등 대기업이 잇따라 진출하더니 최근엔 중소업체의 진출도 활발하다.

 가전 3사는 물론 보일러·전자저울·금형업체 등 주력 업종을 불문하고 다수 업체들이 백색가전인 김치냉장고와 관련해 제조 또는 OEM 도입에 앞다퉈 나서는 이유는 김치냉장고 시장이 호황기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또 판매가격이 비교적 높게 책정돼 이에 따른 이윤 폭이 다른 제품보다 높은 것도 업체들이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일례로 60만원대의 130L급 김치냉장고를 연간 최소 2000대만 판매해도 12억원의 매출을 올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유혹적인 품목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3∼4개 냉장고 업체가 현존하고 있는 반면 김치냉장고 업체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데는 김치냉장고의 기술수준과 시설투자 규모가 일반냉장고보다 다소 수월하다는 점도 다수 업체의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자세히 뜯어보면 영하 1도에서 0도 사이를 유지하면서 외부 온도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장기간 김치를 보관하는 저온 숙성기술력 등의 습득은 녹녹하지 않다. 만의 하나 온도제어기술과 저온숙성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김치를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더라도 김치가 시어지는 ‘산패현상’을 막을 수 없을 뿐더러 김치가 얼어 특유의 맛을 즐길 수 없게 된다.

 이처럼 대기업은 물론 중소업체들도 거리낌없이 김치냉장고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다보니 다양한 김치냉장고 브랜드가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9월말 현재 국내엔 23개 제조업체와 OEM으로 공급받는 35개 판매업체들이 김치냉장고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만도공조의 ‘딤채’, 삼성전자의 ‘다맛’, LG전자의 ‘1124’, 대우전자의 ‘삼한사온’, 성철사의 ‘뉴김장독’ 등 선두 제조업체가 출시해 낯익은 브랜드도 있지만 이와 달리 생소하고 독특한 브랜드도 눈에 띄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중소업체인 태영전자가 사계절김치Q·생생손맛·김채·김치Q·항아리김치냉장고, 해피라인은 담그미·맛돔·맛드림·매직김치냉장고·맛샘, 빌텍은 김치나이스·김치뱅크·그린시스, 한성에너텍은 유니온디피김치냉장·김치사랑 등의 자체 브랜드 또는 OEM브랜드로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 카슨전자의 김치랜드·진성집김치독·김치나라·퀸센스, 반성의 싱싱김치파티·모락·아우라, 연합전자의 바이오김치컴, 신한전기의 똑순이, 유유에이씨의 유유김치독, 나나전자의 세리아, 대원전기의 김치맛독, 경동산업의 맛갈김치독 등의 브랜드가 유통되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