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장애인들이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버스타기’ 시위를 벌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들의 바람은 일반인들이 아무런 불편없이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듯 자신들도 그런 자그마한 소망을 이뤘으면 하는 것이었다. 이렇듯 일반인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장애인들에는 오히려 더 큰 장애로 다가서는 것이 많다.
대학캠퍼스도 예외는 아니다.
높은 계단,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편의시설, 타 학우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장애학생을 캠퍼스의 ‘이단아’로 만들고 있다.
최근 장애인들의 시각도 예전과 많이 달라져서 일부 대학에서는 장애학생을 위한 일정 편의시설을 마련하고 있으나 극히 소수의 학생을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하기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경북대의 경우 도서관 전체 4515개의 열람좌석 중 장애학우를 위한 좌석은 단 두 석. 그것도 평상시에는 타 학우들이 먼저 자리를 잡아 장애학우가 자리를 양보받기 위해서는 양해를 구해야 하는 실정이다.
각 대학의 정책에 있어서도 양적인 경쟁에 치중할 뿐 장애학우를 위한 진지한 고민은 없는 듯 보인다.
요즘 캠퍼스내의 거의 모든 건물은 4층 이상의 고건물.
다행스럽게 이들이 1층에서 수업을 들어야 할 경우에는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면 되지만, 2층 이상의 강의실을 이용할 경우에는 타 학우의 도움없이는 강의시작 시간도 제대로 맞추기 힘든 실정이다.
하지만 이들을 더욱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은 다른 학우들의 편견 어린 눈길이며 아직 캠퍼스내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기 그지없다.
그들에게 진정 필요한 공간이 무엇이며 어떠한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할지 함께 진지하게 고민하는 학생들이 전무한 실정이다.
일부 학생들은 “각 건물마다 장애인만을 위한 별도의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것보다 일반 학생을 위한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다”며 “한정된 재원을 가지고 다수의 학생들이 혜택을 받는 것이 더 올바른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학내 구성원들이 장애인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장애인들의 80%는 선천적인 장애이기보다는 교통사고 등 각종 사고로 인한 장애인이라고 한다.
정상인들도 장애인이 될 수 있는 ‘잠재적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장애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명예기자=정명철·midasm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