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電池平天下(전지로 세상을 평정하겠다)’
광주시 광산구 하남공단에 위치한 애니셀(대표 임영우 http://www.anycell.co.kr) 회사 현관 앞 돌비석에 새겨진 문구다.
세계에서 세번째로 정보통신기기의 핵심소재로 평가받는 리툼전지를 자체기술로 개발, 양산체제에 들어간 애니셀은 요즘 평동 외국인기업 전용단지에 제2공장을 건설하느라 분주하다.
3만9000여㎡ 부지에 새로 건설될 제2공장에는 앞으로 10년내에 회사를 ‘세계 리튬전지 3대 메이커’로 키우겠다는 직원들의 원대한 꿈이 담겨 있다.
회사는 이 공장에 오는 2003년까지 300억원을 투입, 광소자 구동용 초소형 박약전지와 차세대 전지 양산체제를 구축해 500여명의 고용 창출과 2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 건설될 공장에는 투자가 이미 완료된 80억원 외에 추가로 미국 및 유럽에서 외자를 유치할 계획”이라며 “차세대 전지 전문 제조회사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셀은 지난 99년 리튬전지 전문기업인 성림에너지로 출발, 그동안 리튬전지와 광전지 분야 개발에 전념해 왔다.
그 결과, 그동안 밀폐원통형 전지의 안전벤트 구조, 리튬전지용 가스켓 구조, 리튬전지의 톱캡 구조 등 6건의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부터 자동카메라 및 정보통신용 리튬전지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같은 기술력은 세계적인 전지소재 생산기업인 독일의 메르크사 및 러시아 전지 전문회사인 리튬엘레멘트사와 기술 및 마케팅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맺음으로써 인정받았다. 또 홍콩의 쌀(SSAL)사로부터 600만달러, 미국계 투자회사인 코리아펀드로부터 210만달러, 유럽계의 로스 차일드가 운용하는 아시아 전용 펀드사로부터 220만달러를 지원받는 등 외자유치에도 성공했다.
애니셀이 생산중인 리튬전지는 태양전지와 함께 차세대 핵심 에너지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IT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시장규모가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세계시장의 대부분을 일본업체들이 석권해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
비록 국내에서도 50년 이상 된 전지업체가 존재했으나 망간 또는 알칼리 등의 재래식 전지가 주종이어서 국제 경쟁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이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에서 가장 먼저 리튬전지 연구개발에 착수해 제품양산에 성공한 애니셀은 지난해 3월 한국산업은행과 무한기술투자가 주주로 참여하고 SK글로벌과 리튬전지 국내 독점공급계약 및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면서 유망 벤처기업으로 급부상했다.
회사측은 투자대비 이익률을 기준으로 볼 때 군용생산라인에 선투자를 해야 하지만, 군납의 경우 리튬전지 생산실적이 있으면 기술 및 생산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민수용인 카메라용 전지라인에 선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20여명의 석박사급 연구진이 자동카메라 및 정보통신용, 군수 및 산업용, 극소형 마이크로 박막전지팀 등 3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임영우 사장(43)은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과 함께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제품개발에 뛰어들었다”며 “시장진입 초기 리스크를 피하고 대기업 및 국제자본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국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올해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오는 2010년에는 매출액 1조원 달성으로 세계 리튬전지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지난해 벤처기업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중기청으로부터 ‘기술혁신기업’으로 선정된 애니셀의 최대 장점은 뛰어난 마케팅 능력. 중소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선도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및 네트워크 구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기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직적 관계를 타파하고 브랜드 통합을 통한 수평적·전략적 제휴관계를 수립한다는 것이 회사의 경영방침이다.
임 사장은 “급변하는 국제경영환경에 대처하고 글로벌마케팅기반을 구축해 세계적인 회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특히 도전과 창조라는 벤처 본연의 정신을 끝까지 지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