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에 뿌리내리기 위해 앞뒤 안보고 달려온 한해였습니다.”
디지털 가전시장의 성장기에 발맞춰 동시에 한국시장에 뛰어든 올림퍼스·JVC·캐논 세 업체는 숨가쁜 한해를 보내고 어느덧 한국 진출 1년을 맞이했다.
일본업체라는 이유로 교과서 파문, 신사참배 등 갖가지 문제가 일어날 때마다 가슴을 졸여야 했던 이들 업체는 이제 1년이라는 고비를 넘기고 어엿한 디지털가전의 주역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일 국내 디지털가전시장의 견제를 받으며 한국에 진출한 JVC코리아(대표 이데구치 요시오)는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1년 만에 국내 디지털가전 시장 판도를 바꿔났다. 법인을 설립하기 전 미토상사의 매출액에 비해 5배 정도의 매출신장을 이뤄냈으며 올해 전체 매출은 약 1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조직의 외형도 커져 올해 초 20여명에 불과했던 직원수가 최근 50여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디지털 캠코더의 경우 시장 진입 1년 만에 20∼3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한국진출 선배격인 소니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선다는 야심도 갖고 있다.
이데구치 요시오 사장은 “이제 남은 과제는 상대적으로 약한 한국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라며 “2002 한일 월드컵 공식 파트너 업체로서 다양한 스포츠, 문화 마케팅을 통해 이를 실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말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판매를 시작한 캐논도 국내시장 진출 1년차 업체로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카메라 분야에서 이미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는 캐논은 현지법인이 아니라 LG상사(대표 이수호)라는 막강한 수입원을 등에 업고 강력한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 캐논은 지난해말 10%대에 머물던 시장점유율을 현재 17%까지 끌어올렸다. 캐논의 전략은 전문가의 평가에 따른 정확한 제품력. LG상사 디지털영상팀에서는 새롭게 출시되는 제품의 정확한 평가를 위해 전문 컴퓨터 잡지와 디지털카메라 전문 사이트 등의 평가단에 의뢰해 로드테스트, 제품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제품력만큼은 자신이 있다는 자세다.
LG상사 디지털영상팀 조병상 팀장은 “사진 전문가, 마니아층을 타깃 고객으로 설정하고 이들에게 집중적인 마케팅을 구사, 제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이같은 오피니언 리더를 통해 제품의 우수성을 적극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는 10월 1일로 국내시장 진출 1년이 되는 올림푸스(사장 방일석)도 국내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업체다. 설립초기 AS문제로 곤혹을 치르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던 올림푸스는 시장 점유율이 급성장해 현재 국내 디지털카메라 전체 판매량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방일석 사장은 “총 10여종의 디지털카메라를 보유하고 저가에서 고가까지의 제품 라인업을 통해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던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림퍼스는 디지털카메라 업계 최초로 TV CF를 방송해 국내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방일석 사장은 “앞으로는 디지털카메라의 대중화와 일반화를 위해 디지털카메라 사용 교재 발간, 일반인 대상 교육·실습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